정준희 대구대 교수, 200개 기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분석 발표
S2 세부 주제 공시율 40% 미만, 지배구조 모든 항목 공시도 37%뿐

[ESG경제=이신형 기자] 국내 기업이 발행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내용이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만든 기후 관련 재무정보 공시 요구안(S2)을 충족시키기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S2가 요구하는 세부적인 공시 주제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의해 공시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40% 미만으로 조사됐다.
대구대학교 정준희 교수는 18일 성현회계법인이 주최한 ‘ESG 데이터 프로세스 고도화’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의 국내 200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ISSB의 공시기준은 기후변화 관련 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 권고안의 골격을 활용해 ▲지배구조 ▲전략 ▲위험(리스크) 관리 ▲지표 및 목표의 4개 영역으로 나눠 기업의 ESG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번 분석 결과 한국 기업들은 지배구조 영역에 대한 공시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위험관리 영역에 관한 공시율은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지배구조 7개 세부 주제 모두 공시한 기업 37% 불과
정준희 교수의 분석 결과 ISSB S2의 지배구조 영역 7개 세부 주제 중 하나라도 공시한 국내 기업은 74%에 달했다. 하지만 7개 항목을 모두 공시한 기업은 37%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지배구조는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기업의 지배구조 과정과 절차, 통제에 관한 영역이다.
특히 ▲의사결정기구와 위원회가 유의적인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와 관련된 목표의 설정을 감독하는 방법과 목표를 향한 진전을 감독하는 방법, 성과 지표가 이 조직 구성원에 대한 보상 정책에 포함되는지의 여부와 방법에 관해 공시한 기업은 10%에 불과했다. 또한 ▲의사 결정 기구가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에 대응하도록 설계된 전략을 감독하기 위해 이용 가능한 적절한 기량과 역량을 확보하는 방법을 공시한 기업은 26%,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를 고려하는 방법에 대해 공시한 기업은 29%에 그쳤다.
이에 비해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에 대한 감독을 담당하는 의사결정기구의 명칭 또는 의사결정기구 내 개인의 신원에 대해 공시한 기업은 72%로 가장 높은 공시율을 보였다.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 5개 세부주제 모두 공시한 기업 18%뿐
S2의 전략 영역은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 ▲전략과 의사 결정 ▲재무상태와 재무성과, 현금흐름 ▲기후회복력으로 나눠진다.
기후관련 위험과 기회에 관한 5개 세부주제 중 하나라도 공시한 기업은 68%였다. 하지만 5개 주제 전체에 대해 공시한 기업은 18%에 불과했다. 특히 ▲단기와 중기, 장기의 정의와 이런 정의가 기업의 전략적 계획 기간과 자본할당 계획과 연계되는 방법에 관해 공시한 기업은 6%에 불과했다.
또한 ▲유의적인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가 밸류체인에 미치는 현재의 영향과 예상되는 영향에 관해 공시한 기업도 7%에 그쳤다. 이에 비해 ▲공시 기업이 식별한 기후 관련 위험이 물리적 위험과 전환 위험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공시한 기업은 63%에 달했다.
전략과 의사 결정에 관한 7개 세부주제 중 하나라도 공시한 기업은 90%였으나, 모두 공시한 기업은 39%로 저조했다. 특히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를 다루기 위해 기업이 전략 및 자원 배분에서 진행하고 있는 변화, 자본적 지출, 연구개발에 대한 추가 지출, 자산 인수 및 매각에 관해 공시한 기업은 18%에 머물렀다. ▲기업이 수행 중인 직접적인 기후변화 적응과 완화 노력에 자원을 배분할 방법에 관해 공시한 기업은 12%에 불과했다.
기후 관련 재무상태 공시율 7%로 가장 낮아
기후 관련 재무상태에 대한 6개의 세부주제 중 하나라도 공시한 기업은 7%에 그쳤다. 6개 주제 전체에 대해 공시한 기업은 2%에 불과했다.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가 가장 최근 공시한 재무상태나 재무성과, 현금흐름에 미친 영향에 관해 공시한 기업은 3%에 그쳤고 ▲다음 회계연도 자산과 부채의 장부가 조정을 유발할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에 관한 정보를 공시한 기업도 3%뿐이었다.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에 대한 대응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자금조달 원천에 대한 공시율은 1%에 불과했다.
기후회복력에 관한 11개 세부주제 중 하나라도 공시한 기업도 26%에 그쳤다. 11개 항목 모두에 대해 공시한 기업은 7%에 불과했다. 다만 기후 관련 시나리오 분석에 관한 세부항목 중 4개 항목의 공시율이 13~17%를 나타냈고 2개 주제에 대한 공시율은 7%와 6%를 각각 기록했다.
위험관리에 관한 9개 세부주제에 관해 하나라도 공시한 기업은 42%, 9개 주제에 관해 모두 공시한 기업은 37%였다. 특히 ▲다른 위험과 비교해 기후 관련 위험을 우선시 하는 방법(위험 평가도구 사용 포함)에 대해 공시한 기업은 4%에 그쳤고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를 식별, 평가, 관리하는 과정이 기업의 전체 위험 관리 과정에 통합되는 정도와 방법에 대해 공시한 기업도 5%에 불과했다.
지표 및 목표에 관한 8개 세부주제 중 하나라도 공시한 기업은 95%에 달했다. 하지만 9개 주제에 대해 모두 공시한 기업은 26%로 낮은 수준에 그쳤다. 특히 ▲스코프 3 배출량을 공시한 기업은 38%, 스코프 1, 2, 3 배출량 집약도를 공시한 기업은 24%에 불과했다.
온실가스 집약도는 기후행동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제품 생산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뜻한다. 정 교수는 "투자자들이 온실가스 배출량 집약도를 고려한다"며 "생산량이 많아지면 배출량도 많아져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배출량 집약도를 공시해야 한다. 측정이 쉬운데 국내 기업들이 제대로 공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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