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블랙매스 언급과 관련 투자 늘어나
블랙매스 시장, 2031년까지 6배로 클 전망
국내 업계도 블랙매스 생산 설비 확충 경쟁

[ESG경제=이진원 기자] 최근 전기차 업계에서 ‘블랙매스(black mass)’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전 세계 전기차 산업 규모가 커지고 자동차 제조업체와 서방 정부가 중국을 우회하는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면서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 때문이다.
블랙매스는 폐배터리를 수거·분쇄해서 만든 검은 가루 형태의 중간 가공품을 말한다. 블랙매스에서 재활용 후처리 공정을 통해 배터리용 양극재의 주요 광물인 니켈·코발트·리튬 등을 추출할 수 있다.
블랙매스 언급과 관련 투자 동반 증가
블랙매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사실은 우선 원자재 중개업체인 글렌코어와 독일의 화학 대기업인 바스프를 포함해 최근 끝난 2분기 기업 실적 발표 때 블랙매스를 언급하는 기업이 늘어났다는 데서 알 수 있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 패스트마켓, S&P 글로벌 등 세 곳의 시장조사업체도 4월부터 블랙매스 가격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S&P 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트의 제슬린 탕 애널리스트는 “현재 블랙매스에 대한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BMW,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이미 블랙매스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파트너십 내지 합작 투자를 발표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렌코어는 캐나다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업체인 리사이클과 이탈리아 사르데냐에서 블랙매스 처리 계획을 5월 발표했다. 바스프는 내년에 독일에서 블랙매스를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주에는 무역업체 머큐리아 에너지 트레이딩의 계열사인 테크멧-머큐리아가 미국 재활용업체와 전 세계 블랙매스 판매를 위한 합작 투자에 합의했다.
급성장 예상되는 블랙매스 시장...국내 기업도 눈독
S&P 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트는 2030년대까지 전 세계 리튬 공급량의 15%, 니켈은 11%, 코발트는 44%를 재활용 소재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서치앤마켓스닷컴(ResearchAndMarkets.com)에 따르면 지난해 92억2051만 달러(12.2조 원)에 머문 전 세계 블랙매스 재활용 시장 규모는 연평균 21.4%씩 성장하면서 2031년 529억870만 달러(약 70조원)로 약 6배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블랙매스 시장에서 활동하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나 향후 수년 안에 다수의 경쟁사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성장과 혁신도 촉진될 것으로 리서치앤마켓스닷컴은 4월 보고서에서 전망했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블랙매스에 대한 관심이 달아오른다. IT 기업 율호가 100% 지분을 보유한 율호머트리얼즈는 연 8000톤 규모의 블랙매스 생산능력을 갖춘 에코클린 무인 자동공정 설비를 연내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워두었다.
소재 부품기업인 소니드도 경북 고령이나 경남 양산 내지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약 2만 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한 뒤 연 2000톤 정도의 블랙매스를 처리할 수 있는 공장 건설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ESG경제에 “블랙매스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투자에 나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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