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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은 전략이론가이자 통합적 사상가"…'신경영정신' 재조명

  • 기자명 홍수인 기자
  • 입력 2023.10.1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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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3주기와 신경영 30주년 맞아 한국경영학회 추모 학술대회
국내외 석학 등 300여명 참석…"신경영정신은 기업 미래 이정표 제시"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장 입구에 고 이건희 회장의 사진과 어록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장 입구에 고 이건희 회장의 사진과 어록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ESG경제=홍수인 기자] 삼성을 ‘글로벌 기업’을 키운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전략이론가이자 통합적 사상가‘라는 평가가 나왔다.

로저 마틴 캐나다 토론토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1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한국경영학회 주최로 열린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을 이같이 평가했다.

2017년 세계 1위 '경영 사상가'로 선정됐던 마틴 명예교수는 이날 '이건희 경영학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이건희 회장은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통찰력을 보유한 전략 이론가였으며, 통합적 사고에 기반해 창의적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춘 통합적 사상가였다."고 규정했다.

마틴 교수는 특히 "이 회장은 당시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발굴하고 발명하는 입장이었고 과거에 묶여 있지 않았다"며 "관련 데이터와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치고 삼성의 전략을 구사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전략 이론가"라고 강조했다. 이 선대회장의 전략 이론가와 통합적 사상가적인 면모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삼성글로벌리서치 후원으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오는 25일 이건희 회장 3주기를 앞두고 고인의 리더십과 사회공헌, 삼성의 신경영을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는 특히 이건희 회장이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로 대표되는 '신경영 선언'을 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상근 교수 ”이 회장은 투자 가치 아닌 미술사 정리 차원에서 작품 수집“

이날 행사에는 김재구 한국경영학회장,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국내외 석학과 삼성 관계사 임직원 등 총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재구 회장은 개회사에서 "이 선대회장은 미래 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으로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켰다"며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한국 기업의 창조적 혁신과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황식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이 선대회장은 기업이 가진 인재와 기술을 중심으로 국가 사회가 처한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다"며 "신경영 정신 재조명을 통해 한국 기업의 미래 준비에 이정표를 제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에 초청된 국내외 석학들은 삼성 신경영을 기술, 전략, 인재, 상생, 미래세대, 신흥국에 주는 함의 등 6가지 관점에서 분석하고 신경영이 가진 현재적 의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마틴 명예교수와 함께 기조연설을 맡은 신학·인문학 분야 권위자 김상근 연세대 신학대 교수는 '르네상스인(人) 이건희(KH)와 KH 유산의 의의'를 주제로 이 선대회장의 'KH 유산'으로 이뤄진 대규모 사회 환원의 의미를 되새겼다.

김 교수는 "이 선대회장이 이탈리아 피렌체의 르네상스를 이끈 메디치가(家)에 필적할 만한 업적을 남긴 한국의 시대 정신"이라며 “경영 외적인 분야에서 전례 없이 큰 유산을 국가에 남겼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 선대 회장은 투자 가치가 아니라 한국미술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하겠다는 의도로 작품을 모아 국가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부자들이 보통 작품을 살 때 투자 효과를 생각하는데, 이 선대회장은 투자 행위를 넘어섰다"며 "이중섭 작품의 경우 투자 가치가 있는 일반 그림 외에도 세계적으로 공인되지 않은 예술 장르인 은지화까지 일괄 구매해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행위는 이중섭이 한국미술사에 미치는 영향력을 박물관적 지식으로 나누고 싶어 했던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김 교수의 해석이다.

앞서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족은 2021년 미술품 2만3,000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하고, 감염병과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을 위해 총 1조원을 기부하는 등 고인이 남긴 'KH 유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고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발언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고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발언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탄투안 교수 ”신흥국 기업에는 삼성 신경영이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

한편 이어진 세션에서는 '삼성의 미래와 도전'을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다.

스콧 스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 교수는 "경제·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시대에 이 선대회장의 '가능성을 넘어선 창조'는 삼성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리타 맥그래스 컬럼비아대 경영대 교수는 "30년 전에 만들어진 삼성 신경영은 '영원한 위기 정신', '운명을 건 투자', '신속하고 두려움 없는 실험' 등 오늘날의 성공 전략과 완전히 일치하는 방식으로 수립됐다"고 말했다.

김태완 카네기멜런대 경영대 교수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리더십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고,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과학대 교수는 미래 세대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제2의 신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부탄투안 베트남 풀브라이트대 교수는 신흥국 기업의 '기업가 정신·혁신·글로벌화' 등과 같은 과제에 삼성 신경영이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무대에 올라 3주기 추모 공연을 했다. 이 선대회장은 생전 백건우의 해외 연주 활동을 후원했으며, 백건우는 2000년 삼성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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