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 내년 3월 임기종료
사규상 내달 중 진퇴 또는 3연임 의사 밝혀야
내부에서 김학동·정탁·정기섭 등 후임 거론

[ESG경제=홍수인 기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가운데 재계의 관심이 벌써부터 포스코의 차기 리더십으로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은 임기 중 이차전지 소재산업 부문 등에 대대적인 선제적 투자를 단행해 큰 성과를 내며 포스코그룹의 기업가치를 점프시켰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른바 ‘주인없는 기업’의 CEO 장기 재임을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하고 있는 상황.
포스코 내부에선 최 회장의 3연임을 희망하는 기류가 강하지만, 최 회장은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정부에 맞서지 말고 내부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시켜 순조롭게 경영권을 이양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는 시각도 만만치않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KT와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회장 연임 사태에 비추어. 정부가 포스코 최 회장의 3연임을 용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자칫 3연임에 도전했다가 낙마할 경우 KT와 우리금융지주처럼 경영 상 혼란을 자초하고, 그룹 이해관계자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CEO 후계 구도가 형성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포스코는 독립적 사외이사와 외국인 주주들을 중심으로 거버넌스 체계가 탄탄하고, 최 회장이 임기 중 큰 성과로 주주가치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정부가 개입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제기된다.
최 회장, 임기 3개월전 연임 도전 여부 선택해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내년 3월, 3년 임기가 종료된다. 지난 2018년 7월 포스코 회장에 오른 최 회장은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해 현재 5년 5개월째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임기 종료 3개월 전에는 연임 도전 또는 퇴임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사규에 따라 최 회장은 늦어도 다음 달 중순까지는 이사회에 진퇴 의사를 밝혀야 한다.
최 회장은 취임 후 이차전지 등 소재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포스코그룹을 전통적 철강사에서 종합소재 기업으로 변모시키며 성공적으로 사업구조 전환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그룹 계열사들을 포스코홀딩스 지주회사 체제로 정비해 거버넌스를 개선하고 주주가치를 크게 향상시켰다.
그룹 안팎에서는 다음 달 13일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의 기일에 맞춰 최 회장이 자신의 거취를 언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포스코그룹 리더십 문제가 수면 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 회장이 이사회에 '재연임 의사'를 밝히면 사외이사 7인 전원으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가 꾸려져 최 회장을 단독 후보로 올려 자격 심사를 진행한다. 자격심사를 통과하면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되며, 내년 3월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회장으로 선임된다.
반대로 최 회장이 재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CEO 승계 카운슬'이 구성된다.
사외이사가 주축이 된 'CEO 승계 카운슬'은 회장 후보군 명단을 만들어 CEO 후보추천위원회에 올리고, 추천위는 심층면접 등을 거쳐 후보자를 압축해 1명의 최종 후보자를 선정, 내년 3월 주총에 올린다.
다만 현재 포스코그룹은 '선진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회장 선임 절차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TF 활동 결과에 따라 회장 선임 방식이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현직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 경쟁자 없이 단독으로 자격 심사를 받게 한 현행 제도를 두고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셀프 연임에 유리한 구조'라는 비판이 나오자 제도 개선에 착수한 것이다.
TF는 연임 의사를 밝힌 현직 회장도 다른 후보들과 경쟁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 회장부터 바뀐 제도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최 회장의 연임하지 않을 경우 차기 회장 후보로 포스코 내부에서 그룹 2인자로 불리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이 자연스럽게 거론된다. 또 그룹 재무통으로 꼽히는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외부에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의 이름이 거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