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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8 개최국 UAE "화석연료 계속 투자"

  • 기자명 홍수인 기자
  • 입력 2023.12.17 01:16
  • 수정 2023.12.1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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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석유공사 7년간 석유·가스 생산에 1500억 달러 투자 계획
'화석연료→재생에너지 전환‘ 합의 무색…"의장국이 모범 보여야"

술탄 알자베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의장이 1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알자베르 의장은 이날 '탈화석연료 전환'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이 최종 타결됐다고 선언했다. 사진=AP연합뉴스
술탄 알자베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의장이 1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알자베르 의장은 이날 '탈화석연료 전환'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이 최종 타결됐다고 선언했다. 사진=AP연합뉴스

[ESG경제=홍수인 기자]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를 주재한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에 200조원 가까운 돈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COP28은 이달 종료된 총회에서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전환(transition away)’하기로 합의했으나, 합의를 이끈 UAE가 합의문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화석연료 생산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 COP28 의장이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의 석유와 가스 생산을 위한 대규모 투자 의지를 보였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자베르(Al Jaber) 의장은 UAE 첨단산업기술부 장관 겸 ADNOC의 최고경영자이며, UAE는 세계 5위의 석유 매장량(세계의 6.6%, 978억 배럴)을 자랑한다.

알자베르(50)는 아랍에미리트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 가운데 움알쿠와인(Umm Al Quwain)의 왕족으로 1973년생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코번트리 대학에서 경제학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알자베르 의장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ADNOC가 글로벌 차원의 화석연료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며, 자신의 회사는 저비용으로 탄화수소(Hydrocarbon, 석유·가스의 주성분)를 추출하고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 수준도 낮다고 강변했다. ADNOC의 투자 계획이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목표 내에서 실행 가능하다는 것이다.

알자베르 의장은 ADNOC가 향후 7년간 1,500억 달러(195조원)를 투자할 계획으로, 석유·가스 생산량을 늘리기보다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자베르 의장은 "세계는 계속해서 저탄소 석유·가스와 저비용 석유·가스를 필요로 한다"며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안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을 탈탄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 활동가들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열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화석연료 사용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의장국인 UAE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out)‘대신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transitioning away)’  내용으로 하는 합의문 초안을 13일 공유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3
기후 활동가들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열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화석연료 사용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의장국인 UAE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out)‘대신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transitioning away)’ 내용으로 하는 합의문 초안을 13일 공유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3

기후 운동가들은 이런 ADNOC의 투자 계획이 ‘(말과 행동이 따른) 이중적 행태’라고 비난했다.

화석연료 사용을 반대하는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 이니셔티브'의 국제협력 책임자인 하지트 싱(Harjeet Singh)은 "UAE는 COP28 의장국으로써 (좋은)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 부유한 국가들이 파리 협정(지구 온난화 억제)의 정신을 존중하는 가시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기후환경단체 '오일 체인지 인터내셔널'의 데이비드 통(David Tong)은 "알자베르 의장이 자신 이끄는 회사에서 COP28의 합의 내용을 시행하고 석유와 가스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COP28은 지난 13일 2030년까지 화석연료로부터 '멀어지는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명시한 것은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첫 총회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알자베르 의장은 이러한 합의에 대해 “전례가 없고(unprecedented), 역사에 남을(historic) 합의”라고 환호했다. 그렇지만 ADNOC의 대규모 투자 계획으로 인해 그의 발언에 대한 신뢰성에 크게 흠집이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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