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기후테크 스타트업 자금 조달 호조
전 세계 기후테크 투자 위축된 모습과 대조적
전문가들 "높은 성장 잠재력에 투자금 몰려"
기후 목표 달성 위해선 더 많은 투자금 필요

[ESG경제=이진원 기자]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기후테크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위축됐던 것과 달리 아프리카 기후테크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늘어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올해 들어서 전 세계 기후테크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어 아프리카 기후테크 기업들에 대한 투자 호조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이처럼 투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아프리카가 계획대로 2030년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곳 기후테크 기업들이 더 많은 자금 조달에 성공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펀딩 데이터베이스인 ‘아프리카: 더 빅딜’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기후테크 부문은 2019년 이후 34억달러(약 4.7조원)가 넘는 투자금을 확보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이곳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은 2022년보다도 9% 늘어난 10억4000만달러(약 1.4조원)를 투자받았는데, 이는 2019년과 비교하면 3배나 늘어난 액수다.
여기서 말하는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란 재생에너지, 탄소 제거, 물과 쓰레기 관리, 토지 복원 등에 종사하는 기업들에 대한 총칭이다.
기후테크 투자 부진 속 아프리카 스타트업 자금 조달은 순항
이 같은 모습은 전 세계적으로 지난해 기후테크 투자가 위축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슬라이트라인 클라이밋(Slightline Climate)이 1월 발표한 기후테크 업계의 투자 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이 분야 투자금은 2022년 대비 30% 감소한 320억달러(약 44조원)에 머물렀다.
<분기별 기후테크 투자 동향(2020~2023년, 단위 10억달러)>

아프리카 기후테크 기업들로 투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이 지역 기후테크 분야의 발전 잠재력이 그만큼 크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3%만이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아프리카 54개국은 세계 기후 위기에 대한 책임이 가장 적다. 하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아프리카 가구의 60% 이상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는 역으로 말해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후테크 수요가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아프리카 대륙은 해수면이 상승하거나 빙하가 녹는 현상과 같은 치명적인 기후변화 영향뿐 아니라 가뭄, 산불, 홍수, 폭염 등의 기상이변 피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20년간 아프리카 15개국에서 벤처 기업을 성장시킨 전문가 린제이 홀리 핸들러는 지난해 ‘비즈니스치프’와의 인터뷰에서 "2100년 전 세계 인구의 40%가 아프리카에 거주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그곳의 삶에 변화를 줄 혁신적 기후테크를 개발하는 현지 기업가들에게 투자할 수 있는 놀라운 기회를 선사한다“고 말했다.
본래 아프리카에서는 기후테크 투자가 핀테크, 의료 기술, 전자상거래, 물류 등 다른 기술 분야 투자보다 적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 지역 스타트업 투자금의 3분의 1이 기후테크 기업들로 유입되고 있다. 기후테크 분야로 유입되는 투자금이 핀테크 분야로 유입되는 투자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아졌을 정도로 이 분야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 기후 목표 달성에는 더 많은 '돈' 필요
올해 1분기 들어 지난해 부진했던 기후테크 투자가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프리카 기후테크 기업들로 계속해서 투자금이 몰릴 전망이다.
미국의 시장데이터 업체인 피치북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1분기에 81억달러(약 11.1조원)의 투자금 조성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투자 건수는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투자 금액은 무려 400% 가까이 증가했다.
1분기 투자금 81억달러를 자세히 살펴보면, 투자자들은 친환경 철강과 배터리 소재 및 광물 등 소재 분야에 집중 투자했다.
기술 매체인 테크크런치는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이는 지난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나타났던 투자 둔화 현상이 장기적인 투자 부진을 알려주는 징후라기보다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아프리카 기후테크 기업들로 유입되는 투자금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는 있으나 2030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년 2770억달러(약 400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는 점에서 여전히 투자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AP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려면 아프리카 기후테크 기업들은 자금 조달을 활성화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은 투자자들의 투자 욕구를 약화시키는 통화 불안정과 같은 위험을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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