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Ti, 기업 넷제로 전략 인증기준 개편 검토 및 연구 결과 공개
탄소크레딧 비효율적 지적 나와…"결론 도출 위한 추가작업 필요"
"직접 배출량 감축 우선돼야" vs. "또다시 명확한 지침없이 남겨져"

[ESG경제신문=김현경 기자] 기업의 '스코프3' 배출량 감축에 탄소 크레딧 사용을 허용할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가 결론을 내리기 위해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올해말 개편안 초안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비즈니스그린 등 외신이 보도했다.
SBTi는 31일 기업의 넷제로 전략 인증 기준 개편을 위한 기술적 검토와 연구 결과 보고서를 발간했다. 구체적으로 스코프3 배출량 넷제로 목표 인증 원칙을 요약한 디스커션 페이퍼와 탄소 크레딧 사용 의견에 대한 SBTi의 평가가 담긴 보고서, 탄소 크레딧 사용에 대한 독립된 제3의 기관의 검토 결과 등이 공개됐다.
SBTi는 지난 4월 기업의 넷제로 목표와 전략 인증에서 스코프3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용도에 한해 탄소 크레딧과 그린수소 인증서, 그린철강 인증서 같은 환경 속성 인증서(EAC) 사용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을 불러왔다.
SBTi의 일부 위원들은 내부의 충분한 지지를 얻은 결정이 아니라고 반발하며 이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자 SBTi는 아직 결정된 게 아니라고 한발 물러서며 진화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연구 검토 결과 “다양한 유형의 탄소 크레딧이 의도한 감축 성과를 달성하는 데 비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SBTi가 기업들이 탄소크레딧을 사용함으로써 탈탄소화를 위한 노력을 지연시키고 기후금융의 흐름을 축소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그린에 따르면 SBTi의 의뢰로 제3의 기관에서 기업의 탄소 크레딧 사용에 따른 배출량 감축 효과에 대한 최신 연구를 검토한 결과, 현재 명확한 결론을 내릴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결론 지었다.
SBTi는 보도자료를 통해 “제출되고 검토된 증거는 몇 가지 추세를 보여주고 인사이트를 제공하지만, 연구 결과는 혼재되어 있으며 다음 단계에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선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편안 초안 올해 말 공개... 내년 말까지 확정
SBTi는 올해 4분기 말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위한 개편안 초안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개편안은 내년 말까지 확정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SBTi의 알베르토 피네다 최고 기술 책임자는 이날 발표에 대해 “스코프3에 대해 더 정교한 접근 방식을 개발할 수 있는 중요한 단계”라며 “SBTi는 기업의 기후 행동에서 직접적인 배출량 감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스코프3 감축 목표 달성은 기업의 기후 목표 수립에서 가장 큰 난제로 꼽힌다. SBTi가 이번 인증 기준 개편 목표의 하나로 기업의 스코프3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과 이행에 관한 난제 해결을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이번 SBTi의 발표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평이 엇갈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영리 기후 연구소 ‘뉴클라이밋 인스티튜트’의 토마스 데이 연구원은 이번 발표를 환영하며 “탄소상쇄를 배제하고 개선된 기준을 탐구하는 데 과학에 충실하며, SBTi가 계속 기업의 변화에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탄소 크레딧 평가 기관 ‘비제로 카본’(BeZero Carbon)의 토미 리켓츠 CEO는 성명을 통해 "기업들은 다시 한 번 명확한 지침 없이 남겨졌으며, 이로 인해 앞으로 12개월 동안 SBTi를 떠나는 기업들의 추세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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