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크레딧 거래도 ‘22년 대비 56% 감소
감축사업 신뢰성 문제 제기로 탄소시장 직접적 영향
VCMI 무결성 기준 마련 등으로 회복 기대감

[ESG경제신문=김현경 기자] 자발적 탄소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지난해 자발적 탄소시장 규모가 전년대비 61%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 비영리단체 ‘에코시스템 마켓플레이스(EM)’는 최근 발간한 연례 보고서 ‘2024 자발적 탄소시장 현황: 무결성을 위한 경로’에서 이같이 밝혔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기업이나 비영리 기관이 조림사업이나 저탄소 연료로의 전환 등 자발적인 탄소 감축 프로젝트를 이행하고, 제3의 민관기관의 승인을 얻어 획득한 '탄소 크레딧'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베라(Verra)와 골든스탠다드(GS) 등이 대표적인 인증 기관이다.
하지만 표준화된 인증 기준이 없어 탄소 크레딧에 대한 신뢰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영국 가디언지가 지난해 1월 독일 디차이트, 소스머티어리얼과 공동 취재 후 베라가 인증한 탄소 크레딧의 90% 이상이 기후변화 억제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보도한 후 자발적 탄소시장에 대한 불신이 정점에 달했다.
보고서는 이 보도가 자발적 탄소시장에 대한 투자 철회 및 구매 축소와 함께 탄소 감축 프로젝트 검증 강화 요구 증가로 이어지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공식적으로 거래된 크레딧은 2022년의 이산화탄소 환산 253.8메가톤(MtCO2e)에서 110.8메가톤으로 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 크레딧의 톤당 가격은 7.37달러에서 6.53달러로 11%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자발적 탄소시장 시가총액은 18억7000만달러에서 7억2300만달러로 61% 감소했다.
(표) 자발적 탄소시장 시가총액 변동

그러나 보고서는 지난해 탄소 크레딧의 평균 가격이 전년대비 하락세를 보이긴 했으나, 2022년 이전 어느 해보다도 높은 가격을 유지했다고 밝히고 올해 초에는 크레딧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인증 기준에 주목
보고서는 시장이 자발적 탄소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한 국제적 인증 기준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 위원회(ICVCM)가 핵심탄소원칙(CCP)을 제정해 고품질 탄소 크레딧에 대한 국제적 인증 기준을 수립했다.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 이니셔티브(VCMI)도 탄소 감축 사업을 통해 탄소 상쇄 크레딧을 발급 받으려는 기업의 탄소 감축 활동과 탄소 크레딧 발행의 적정성을 검증하기 위한 가이던스를 공개했다.
지난 2월에는 글로벌 컨설팅펌 배인앤컴퍼니(Bain & Company)가 VCMI 가이던스에 따라 기업의 감축 활동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탄소 무결성 청구’에 대해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무결성 등급을 획득했다.
보고서는 특히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가 기업의 넷제로 목표와 전략 인증 과정에서 스코프3 배출량 탄소 감축 용도로 탄소 크레딧 사용을 허용한다면 크레딧 수요를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SBTi는 최근 스코프3 배출량 감축에 탄소 크레딧 및 그린수소 인증서, 그린철강 인증서 같은 환경 속성 인증서(EAC) 사용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부 반발을 의식해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실제로 검토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SBTi는 지난달 오는 4분기에 기준 개편 초안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정부도 지난달 28일 탄소 크레딧의 적정성을 판단할 기준과 함께 탄소 감축 실적 인증 기관이나 탄소 크레딧 판매자와 구매자가 지켜야 할 7가지 원칙을 제시한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 원칙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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