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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발적탄소시장연합회 출범… "기후테크 육성에 디딤돌 역할해야"

  • 기자명 김현경 기자
  • 입력 2024.03.12 10:28
  • 수정 2024.03.12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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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탄소시장, “규제시장 비해 유연하고 혁신성 가져"
"낮은 수준의 룰 세팅 필요"

11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자발적탄소시장연합회 출범식에서 관계자들과 내빈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SDX재단)
11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자발적탄소시장연합회 출범식에서 관계자들과 내빈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SDX재단)

[ESG경제=김현경 기자] 국내 자발적 탄소시장을 활성화하고 규제적 탄소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자발적탄소시장연합회(VCMC)가 11일 출범했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기업이나 비영리 기관이 조림사업이나 저탄소 연료로의 전환 등 자발적인 탄소 감축 프로젝트를 이행하고, 국가기관이나 유엔이 아닌 제3의 기관의 승인을 얻어 획득한 '탄소상쇄 크레딧'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 미국, 중국 등 각국에서 정부 주도 하에 운영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ETS, 이하 규제시장)와 달리 민간 주도로 운영된다.

전 환경부 차관이자 해당 연합회 회장으로 위촉된 유제철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규제시장에 비해 굉장히 유연하고 혁신성을 가진 게 자발적 탄소시장”이라며 "규제당국 영역 밖에서 다양한 감축 프로젝트 적은 비용으로 다양하게 시행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 흐름을 면밀히 파악하고 우리나라에 맞는 시장 규칙도 선제적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 많은 분들의 경험과 지혜를 모으고 소통하는 플랫폼으로서 저희 연합회가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출범식을 주최한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도 이날 축사로 “많은 사람들이 탄소 감축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판을 만들면, 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우순 중소벤처기업부 기술혁신정책관은 축사로 “자발적 탄소시장 조성을 위한 법 제도를 정비하고 탄소 감축 설비 감축량 측정 컨설팅 등 인프라 지원을 통해 탄소 감축 기반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활성화 위한 마중물 역할 프로젝트 필요” 

이날 발제를 맡은 김태선 나무이앤알 대표는 자발적 탄소시장의 기본 방향으로 ▲시장 자율기능 존중과 ▲낮은 수준의 정책적 제도적 룰 세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장 활성화 방안을 위해 그는 “(시장에) 드라이브 걸 수 있게끔 마중물 역할을 하는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를 한 100개쯤 선정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거래되는 탄소 크레딧 발급과 사용에 관한 표준을 만들고 있는 자발적탄소시장무결성이니셔티브(VCMI)의 박소현 연구원은 이날 발제를 통해 기업이 고품질 탄소 크레딧을 구매해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VCMI 무결성 이행 지침’을 소개했다. 

박 연구원은 이 지침에 따라 기업이 고품질 크레딧을 사용해 ‘VCMI 클레임’을 만들 수 있는 절차를 소개하며 “무결성 이행 지침은 매우 높은 수준의 투명성을 요구하므로 그린워싱 혹은 기후공시에 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자발적 탄소시장을 위한 토론회 현장. 왼쪽부터 좌장을 맡은 현동훈 한국공학대 탄소중립혁신센터 센터장, 김은미 (주)세진지앤이 상무, 황유식 (주)그리너리 대표이사, 김정빈 (주)수퍼빈 대표이사, 발제를 맡은 박소현 VCMI 연구원과 김태선 나무이앤알 대표. (사진=ESG경제)
자발적 탄소시장을 위한 토론회 현장. 왼쪽부터 좌장을 맡은 현동훈 한국공학대 탄소중립혁신센터 센터장, 김은미 (주)세진지앤이 상무, 황유식 (주)그리너리 대표이사, 김정빈 (주)수퍼빈 대표이사, 발제를 맡은 박소현 VCMI 연구원과 김태선 나무이앤알 대표. (사진=ESG경제)

자발적 탄소시장, “기후테크 육성에 중요한 디딤돌 역할 해줘야”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현존하는 규제시장과 달리 민간 주도의 자유로운 탄소 감축 활동과 관련 기술의 개발 등을 위한 자발적 탄소시장의 역할과 중요성에 공감했다. 

순환경제 스타트업 ‘수퍼빈’의 김정빈 대표는 “기후테크 기업들이 탄소배출을 저감시킬 수 있는 대체기술을 만들고 대체산업과 대체상품들을 개발해나가고 있는데, 그들이 사실 매출을 일으키거나 어떤 수익을 낼 때까지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런 것들을 정부가 지원해 주거나 관련 융자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탄소배출시장이 자본시장으로서 그들의 활동에 대한 중요한 디딤돌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발적 탄소크레딧 인증센터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그리너리’의 황유식 대표는 “글로벌 국가들도 자발적 탄소시장을 제도화하고 규제시장(ETS)으로 편입시키는 등 같이 가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며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미국은 자발적 시장을 중심으로 탄소 감축을 활용해 가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고, (두 시장을) 결합해서 확대하려고 하는 유럽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에선 CIX거래소를 통해 자발적 탄소시장 거래 플랫폼을 만들고 있고, 정부에서도 시장에서 발생한 무결성 크레딧을 리스팅(선별)할 수 있는 안을 만들고 있다"며 “일본도 마찬가지로 GX리그라고 해서 자발적 탄소시장의 크레딧을 통해 기업이 감축 활동을 할 수 있는 제도적 노력을 지금 시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존하는 규제적 탄소시장의 활성화도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공통적으로 과도한 무상할당 비율을 문제로 지적했다.

김태선 나무이앤알 대표는 발제를 통해 현 규제시장의 현황을 소개하며 “우리 K-ETS 시장(규제시장)은 시가총액 12조원에 해당하는 아주 적은 숫자로, 실질 유상할당 비율도 1.5%밖에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라 “98.5%가 무상이라는 얘기고, 비용이 제로인(없는) 크레딧이라는 것들이 매매되는 시장은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서 수퍼빈 김 대표는 “(업계에서) 탄소 배출권에 대해 경쟁해야 하는 기후테크 기업들의 상대는 시멘트 회사”라며 “무상 탄소배출권을 워낙 많이 갖고 계시니 아무리 기술에 투자하고 벤처캐피털에 투자받아서 크레딧 만들어도 이걸 유통할 수조차 없는 게 업계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장의 이 고리가(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발적 탄소시장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이 이끌 수 있는 기후테크라는 블루오션 시장의 성장은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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