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에도 2010년 이후 유의미한 영향
이상고온 지속적으로 증가...해수면도 높아져
가뭄도 2015년 이후 증가 추세

[ESG경제신문=이신형기자] 국내에서도 이상기후가 물가 상승뿐 아니라 산업생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19일 내놓은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2001년부터 2023년까지 이상기후 충격이 발생하면 12개월 후 산업생산 증가율이 약 0.6%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산업별로는 농림어업과 건설업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공업제품이나 서비스, 개인서비스와 같은 품목에서는 2010년 이후 이상기후가 물가에 미친 영량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게 나왔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한은은 기후위험지수(Climate Risk Index, CRI)와 전년동월비 전국 산업생산지수, 전년동월비 전국소비자물가지수, 콜금리로 구성된 국소투영법 모형을 설정하고 이 모형을 통해 충격반응 분석을 실시한 결과 2001년 이후 기후변화가 산업생산에 과거보다 “크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산출한 CRI지수는 이상고온과 이상저온, 강수량, 가뭄, 해수면 높이의 5개 요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구성요인에서 이상고온과 해수면 높이는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온난화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 반면 이상저온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가뭄도 2015년 이후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강수량은 지속적인 상승이나 하락 추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보고서는 “전국 및 지역별 CRI지수가 시간에 따라 상승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별 편차가 확대되는 경향을 나타냈다”며 “이는 지구온난화 및 환경오염 등의 영향으로 이상기후의 빈도 및 강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 영향 지속성 길어져
보고서에 따르면 이상기후는 과거부터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으나, 최근 이상기후의 영향력은 약화된 반면 영향력의 지속성은 1개월에서 3개월 정도로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기후가 물가에 미치는 충격이 약화한 것은 FTA 체결에 따른 수입대체 효과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상기후가 발생하면 4개월 후가 충격이 정점을 치면서 소비자물가가 0.03%p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03년 이후 FTA 체결 후 농축수산물 수입 대체효과로 0.05%p 정도의 영향력이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석 한은 전북본부 기획조사팀장은 "수입 대체효과가 없었다면 이상기후의 물가 상승 효과가 0.08%p로 높아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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