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NGO ‘포지티브머니’, G20 중앙은행 기후정책 평가
한은 직전 13위서 올해 3계단 더 떨어져… “녹색채권 발행량 부족”
1~4위 EU국 및 ECB 차지, 5위 브라질, 6위 중국… 미국 17위

[ESG경제신문=김현경 기자] 주요 20개국 중앙은행의 기후 관련 연구와 정책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16위로 집계되며 글로벌 수준에서 대응 속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상위 10위권 안에 자리한 중국(6위), 일본(8위)과 큰 순위 차이를 보였다.
영국 런던 기반 글로벌 비영리단체 ‘포지티브 머니(Positive Money)’는 최근 주요 20개국 중앙은행의 연구 및 정책 제언, 통화 및 금융정책 등에서의 기후대응 정도를 평가한 보고서를 발간하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이 중 16위에 그쳤고, 130점 만점 중 16점을 받아 D등급(A+부터 F)을 받았다.
보고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초 지속가능성장실을 설립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녹색금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데 있어 녹색채권 발행량이 부족해 제약이 있는 등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최기원 녹색전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개국 중 16위라는 성적은 한국은행의 현 주소"라며 "연구 영역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녹색 금융중개 지원대출, 한은 담보 및 대출의 기후영향평가, 녹색채권 매입프로그램 등 통화신용 정책수단을 적극 검토,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1~4위 유럽 차지... 5위 브라질, 6위 중국
상위권은 다수의 유럽 국가들이 차지했다. 1위 프랑스에 이어 2위 독일, 3위 이탈리아가 차지했고 모두 130점 만점 중 90점대의 점수를 받아 B+ 등급을 받았다. 4위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차지했다.
보고서는 상위 유럽 3개국이 EU 차원의 중앙은행의 정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ECB가 회원국의 중앙은행에 파리협정에 부합하도록 보유한 회사채를 조정하게끔 하거나, 올해 말까지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에 기후 리스크를 통합하도록 하는 등 ECB의 조치로 인한 각국 중앙은행의 기후 정책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이어 4위는 브라질(B-), 5위 중국(C+)이 차지했다. 특히 보고서는 중국인민은행이 탄소배출저감사업에 시중은행들이 저금리로 자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대규모 녹색 투자를 촉진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중앙은행 차원의 대규모 석탄 투자가 상위권 진입을 저해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외 영국(7위), 일본(8위), 인도네시아(9위) 등 대체로 상위 10위권 안에 포진된 국가들은 직전 평가와 비교해 큰 이변이 없었다. 다만 직전 12위였던 인도가 올해 10위를 차지했고, 직전 10위였던 캐나다는 올해 13위로 내려갔다.

한편 미국이 17위를 차지하면서 터키,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하위 4개국에 편입됐다.
보고서는 기축 통화국이자 글로벌 금융의 핵심 플레이어로 상당한 영향력을 보유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 정책과 금융 관련 규제에 기후 관련 고려사항을 통합하지 않은 것은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연준이 단순히 기후 리스크를 인정하는 것을 넘어, 금융 흐름을 친환경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중앙은행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국제적 공감대에 동참해야 한다”며 글로벌 금융 리더들이 연준의 책임을 묻고, 연준이 기후 정책을 채택해 모범을 보일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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