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ESG 반발 불러온 요인은 화석연료 투자 적대시
EU 등 전환금융 제도화해 화석연료 산업 투자 가능해져
도이치은행 CIO ESG 투자 전략 이미 시장에 정착

[ESG경제신문=이신형기자] 금융권을 휩쓸었던 ESG 백래시(backlash)가 약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전환금융이 새로운 흐름으로 부상하면서 화석연료 산업 등으로 ESG 투자 대상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이치은행의 마커스 뮐러 CIO는 ESG 정책과 투자를 주도하는 유럽연합(EU) 등 여러 나라의 ESG 투자 관련 규제 개선이 전환금융 활성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뉴스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뮐러 CIO는 “투자자들이 이제 더 다양한 기업과 산업에 투자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EU는 지속가능금융공시제도(SFDR)에 전환금융 카테고리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이미 전환금융을 ESG 관련 규제에 포함시켰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전환금융을 택소노미에 포함시키는 등 전환금융을 선도하고 있고 홍콩도 지속가능 금융 프레임워크를 개선해 전환금융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ESG 백래시를 불러온 요인 중의 하나가 화석연료 투자를 적대시한다는 인식 때문이었으나, 기업의 탈탄소 전환에 투자하는 전환금융이 ESG 금융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이 이제 탈탄소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이라면 석유나 가스기업은 물론 석탄기업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ESG 투자 전력 미국 포함 시장에 정착
미국에서 ESG는 “깨어있는 척하는”이라는 뜻의 “오크(woke) 자본주의”로 불리며 정치적인 공격의 대상이 됐다. ESG 투자를 주도했던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ESG가 지나치게 무기화돼 이 말을 사용하기가 불편해 졌다고 말했다. ESG는 월가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단어가 됐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SG 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최고조에 달했고 2분기에 다소 완화되긴 했으나, 이런 현상은 계속됐다. 이런 가운데, ESG 녹색산업 관련주의 약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S&P 글로벌 클린에너지 지수(S&P Global Clean Energy Index)는 2023년초 이후 30%나 하락했다.
HSBC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쟁이나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ESG 투자 심리는 정체된 상태다. HSBC는 “장기적인 이슈인 지속가능성을 투자의 우선 순위에 두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전쟁이나 경기 침체 우려 등의) 다른 이슈가 가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뮐러 CEO는 ESG 투자 상품의 생존 여부와 상관없이 ESG 투자 전략은 이미 미국을 포함한 시장에 정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인프라법(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Jobs Act)에 따른 투자의 5분의 4 정도가 공화당이 집권한 주에서 이루어졌다”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돼도 이를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SG 리스크 재무적 영향 고려해야
도이치은행의 뮐러 CIO는 투자의 우선 순위와 상관없이 ESG 요소를 고려하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기후변화를 생각하면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ESG 리스크의 재무적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기상 재해가 핵심 곡물과 다른 산업에 미친 영향을 예로 들면서 “소비재 업종의 기업들은 사상 최고 수준의 상품(commodity) 비용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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