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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거버넌스포럼, "삼성전자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준비해야"

  • 기자명 김대우 기자
  • 입력 2024.10.15 16:21
  • 수정 2024.10.15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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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삼성전자 미래 위한 3가지 제안' 제시
‘삼성의 위기’ 해결책은 거버넌스 개선 통한 얼라인먼트 구축
이사회 독립성 보장...RSU 도입 등 보상체계도 글로벌화 해야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5일 삼성전자의 위기 해법으로 엔지니어 출신의 전문경영인들이 경영의 전면에 나서는 방안을 제언했다. 거버넌스 포럼은 "이제 경영과 책임의 일치를 추구하는 선진국형 전문경영인 경영체제로 전환을 준비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포럼은 이날 '삼성전자 미래를 위한 3가지 제안'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삼성이 창업 3세 시대에 바람직한 한국형 기업거버넌스 모델을 제시해주기 바란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포럼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총주주수익률(TSR)은 연 기준 지난 1년 -11%, 3년 -3%, 5년 +6%, 10년 +10%로 조사됐다. 최근 기술경쟁력 약화, 경영성과 저조, 미래 이익창출 능력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반영된 결과다. 

파운드리에서 직접 경쟁하고 국제금융시장에서 항상 비교되는 대만의 TSMC는 TSR이 연 기준 1년 +135%, 3년 +22%, 5년 +41%, 10년 +26%이다. 양사 주가는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모두 구간에서 대조적이라고 포럼은 지적했다.

포럼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3개월 사이 30% 이상 하락해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며 TSMC와의 격차에서 보듯이 삼성전자가 모든 것을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삼성전자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술경쟁력 뿐 아니라 리더십, 조직문화, 평가보상, 이사회 등 거버넌스 전반에 걸친 혁신이 시급하다며 1993년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마누라 자식 빼놓고 다 바꿔봐"라는 주문을 한 프랑크푸르트 선언 같은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우선 사장급 이상 최고위중역 25명 중 36%를 차지하는 사업지원TF, 경영지원, 법무, 커뮤니케이션 등 비대한 관리 조직을 슬림화하여 오로지 기술에 전념하고, 엔지니어·디자이너 등 기술 인력을 우대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100% 한국인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같은 정보기술(IT), 전략·거버넌스 리더 등 외국인 중심으로 재구성해 업그레이드하고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범 사례로 미국 증시에 상장한 TSMC의 글로벌 이사회를 언급하기도 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삼성전자는 회장, 부회장, 사장 직급의 25명 중 '후선업무' 담당이 무려 36%"라며 "비대해진 관리 조직, 대관 업무, 홍보 등은 기술에 전념하는 IT 기업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포럼은 "IT업계는 스피드가 생명이다. 구조조정, 전략적 선택 등 급한 의사결정이 미뤄지는 것은 어려운 문제를 직시하지 않는 이 회장에게 책임이 있어 보인다"면서 "이 회장은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비판했다.

포럼은 이어 "이번 기회에 삼성과 대한민국을 위해 이 회장이 공식 타이틀을 내려놓고 뛰어난 엔지니어 출신의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에 관한 전권을 넘기는 시나리오를 준비하면 어떨까"라고 제언했다.

경영진에 쓴소리 하는 독립된 사외이사 없어

포럼은 삼성전자가 위기를 맞은 이유 중 하나로 AI 급격한 변화, 패배감에 젖은 조직문화, 적절한 자본배치 등 핵심 이슈에 관해 경영진에 쓴 잔소리를 하는 독립된 사외이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삼성전자는 세계적 IT기업으로서 적합하지 않은 이사회 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10명 이사회 멤버 모두 한국인이고 사외이사 6명 중 4명이 IT 비전문가이다. 

이에 비해, TSMC는 1997년 이미 미국에 상장해 거버넌스도 우수하고 글로벌한 이사회를 가지고 있다. 10명 이사회 멤버 중 사내이사는 CEO 한 명이고 7명의 사외이사 중 6명은 외국인이다. 전 MIT대 총장, 전 브리티시텔레콤 CEO/이사회의장 등 전직 CEO, IT업계 리더를 영입해 이들의 조언을 잘 활용해 회사를 성장시키고 비즈니스 리스크를 관리해왔다.

포럼은 "삼성전자는 TSMC 같이 국제화된 기업으로 새로 태어나야 한다"며 "이사회 내 사내이사 수를 1명 (대표이사)으로 축소하고 사외이사는 독립성과 전문성 기준으로 다수의 외국인을 포함해 IT, 전략, 거버넌스 분야 리더들로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낙후한 삼성전자 보상시스템...인재 이탈 가속화

포럼은 글로벌 스탠더드 관점에서 보면 삼성전자 보상체계는 경쟁력이 없다며 낙후된 보상시스템이 인재 이탈과 사기 추락을 가속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미 학문적으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통해 임직원이 회사 주가 상승에 대한 동기 부여를 얻고, 이게 회사 실적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이 검증됐다며 아직도 삼성전자가 CEO 포함 임원 보상을 100% 현금 지급으로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포럼은 "주식보상제도가 없는 삼성전자의 경우 핵심인력이 장기 복무해도 메리트가 없다. 지금이라도 삼성전자는 전사적 주식보상시스템을 구축해 회사 장기 발전과 개인 업적을 일치(Align) 시켜야 한다"며 "특히, 삼성전자가 기술 중심회사로 다시 태어나려면 기술인력 급여가 경영지원, 마케팅 등 후선부서 보다 훨씬 높아야한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신나는 직장을 만들고, 내가 노력하고 회사가 잘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평가보상안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삼성전자가 아끼는 S급 고급인력들은 국내 경쟁사나 실리콘밸리로 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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