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지속가능금융 전체는 활력 되찾아...3년만에 증가세 전환

[ESG경제신문=이신형기자] 올해 지속가능연계채권(SLB) 발행량이 급감하면서 시장 규모가 종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블룸버그뉴스가 12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발행된 지속가능연계채권은 376억달러(약 53조9000억원)로 지난해 연간 발행량보다 46%나 감소했다. 지속가능연계채권 발행은 2021년 1000억달러를 넘어선 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발행된 지속가능연계채권은 3790억달러 규모다.
지속가능연계채권은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용도가 정해져 있는 녹색채권이나 사회적채권과 달리 자금을 조달한 기업의 판단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발행 기업은 지속가능성 전략에 맞는 핵심성과지표(KPI)를 목표로 설정하고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페널티 금리를 지불해야 한다.
지속가능연계채권 발행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곳은 미국이다. ESG 백래시의 영향이 컸다. 미국에서는 올해 발행실적이 전무한 실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추가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럽에서도 이 채권 발행이 감소했다. 유럽은 지속가능연계채권 발행이 가장 많은 시장이다. 하지만 그린워싱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미주 지역 전체의 발행량이 90% 가까이 감소했고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30% 가량 감소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8% 가량 감소했다.
블룸버그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행된 80건의 지속가능연계채권의 경우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 실패했을 때 지불하는 페널티 금리가 다른 지역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연계채권 매력 떨어져
BNP 파리바 자산운용의 쉬안 쉔 오용 아시아태평양 지속가능채권투자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이 시장이 “서서히 쇠퇴할 것”이라며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지속가능연계채권의 경우) KPI 지표 달성 여부를 추적하기 어려운 반면, 녹색채권은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하기가 더 쉽다”고 말했다.
ING 그룹의 마르틴 후거베르프 아시아태평양 지속가능금융 책임자도 지속가능연계채권 수요가 많지 않아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는다”며 “발행자에게도 어떤 이익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녹색투자 재원 마련 시 녹색채권이나 은행과 채무자 사이에서 비공개로 성과 측정이 이루어지고 시장의 감시를 덜 받는 지속가능대출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서스테이너블피치(Sustainable Fitch)에 따르면 내년이 지속가능연계채권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100개에 가까운 지속가능연계채권 발행 기업의 성과 측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지속가능금융은 호조
블룸버그는 블룸버그 NEF의 데이터를 인용해 녹색채권이나 사회적채권 기타 지속가능성이나 전환 라벨이 붙은 채권과 대출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채권과 대출을 합한 지속가능 부채 총액은 올해 들어 1조4900억달러를 넘어서 지난해 연간 시장 규모를 넘어섰다. 2년간의 감소세를 끝내고 올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녹색채권 발행 규모는 올해 685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발행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회적채권 발행은 6289억달러, 지속가능연계대출은 2366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환채권 발행액은 236억달러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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