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타트업 니오, 배터리 교체소 빠르게 확대 중
최근 벨기에 진출 포함 유럽 진출도 속도 내
배터리 교체시장 2033년까지 연평균 46% 급성장 전망
테슬라는 배터리 교체 시장 포기 후 급속 충전으로 선회

[ESG경제=이진원 기자]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Nio)가 전기차 배터리 교체(battery swapping)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배터리 교체소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방전된 배터리를 완충된 배터리로 교체해주는 기존 서비스 외에도 작은 용량의 배터리를 용량이 큰 배터리로 업그레이드해주는 서비스도 내놓았다.
과거 테슬라도 공략을 시도하려고 했다 포기한 시장이지만, 전기차 배터리 교체 시장의 잠재력을 믿고 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시장조사시관인 ‘이그잭티튜드 컨설턴시(Exactitude Consultancy)는 9일자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배터리 교체 시장이 연평균 45.6%씩 급성장하며 2033년까지 235억8000만달러(약 34조원)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낙관했다.
전기차 전문 매체인 CnEVPost에 따르면 올해 11월 중순 기준 니오는 중국에 총 2779곳의 배터리 교체소를 설치했다. 6년 전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 교체 건수는 6000만 회 가까이나 된다.
니오는 유럽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니오는 노르웨이 20곳과 독일 19곳을 포함해 총 59곳의 교체소를 운영 중이다. 가장 최근인 이번 달 12일에는 벨기에에서도 첫 배터리 교체소를 설치했다.
electric-vehicles.com에 따르면 니오는 노르웨이에서 중국 외 첫 배터리 교체소 문을 열고 약 20개월이 지난 지난달 기준 유럽에서 10만 차례 배터리를 교체해줬다.
니오는 방전된 배터리의 단순 교체 말고도 용량이 작은 배터리를 큰 배터리로 교체하는 서비스도 새로 시작했다. 예를 들어, 표준형 75kWh 배터리를 100kWh 배터리로 교체해서 쓸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단거리 출퇴근을 주로 하다가 장거리 운행이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로, 중국에서는 하루면 이처럼 배터리 교체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교체 서비스란?
배터리 교체는 전기차나 전동 스쿠터 같은 배터리로 작동하는 기기에서 방전된 배터리를 완충된 배터리로 즉시 바꿔 끼워서 사용하는 걸 말한다. 전기차 운전자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인 배터리 충전이 필요 없는 게 최대 장점이다. 배터리를 빼서 바꿔 끼우면 끝나기 때문에 교체 시간은 3분에 불과하다.
운전자가 자동화된 교체소에 차를 몰고 진입하면 교체소가 차량에 직접 연결되어 플랫폼에서 차량을 운전하고 주차한다. 이어 차량 바닥에서 다 쓴 배터리를 꺼내어 완충된 배터리로 교체해준다. 운전자는 차량을 제어하거나 차량에서 내릴 필요가 없다.
또 배터리를 소유하지 않고 구독 방식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초기 차량 구매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예를 들어, 배터리 교체가 가능한 니오 온보 L60의 일반 구매 가격은 약 2만9000달러(약 4150만원)인데 배터리 구독 서비스(battery-as-a-service)를 이용하기로 하면 가격은 2만1000달러(약 3000만원)으로 내려간다. 온보 L60의 경우 가장 용량이 작은 60kWh 배터리는 한달에 약 85달러(약 12만원)에 빌려서 쓸 수 있다.
2년 전 베트남의 대표 전기차 기업인 빈패스트(VinFast)도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전 자사 전기 SUV 모델인 VF8과 VF9에 한해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제시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하지만 빈패스트는 차량 구매 후 배터리를 구독료를 내고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운전자가 배터리 교체소를 방문해 배터리를 직접 교체하는 니오의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배터리 교체는 전기차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기술이지만 기술 표준화와 실시간 수요와 재고 관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는 지난 5월 니오의 성공을 집중 조명하는 기사에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니오의 배터리 교체 사업이 인상적인 팽창세를 보이고 있지만 니오의 성공을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우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니오는 여러 세대의 배터리를 재고로 보유해야 할 수 있고, 교체소에서 몇 개의 완충 배터리를 보유해야 하는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배터리 재고 확보와 관련된 문제다. 실제 수요보다 많은 배터리를 재고로 확보해 놓을 경우 그만큼 많은 돈을 낭비하는 게 될 수 있다.
쉽지 않은 표준화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유소처럼 모든 브랜드 전기차도 지원하는 배터리 교체소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배터리 기술의 빠른 업데이트와 제조업체 간의 기술 경쟁으로 표준화가 쉽지 않다.
배터리 교체소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데 많이 비용이 들어가지만 이런 표준화가 안 돼 이용 가능한 브랜드 수가 얼마 되지 않는다면 투자한 비용을 뽑지 못할 수 있다.
스탠리 쿠 니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1월 충징에서 열린 ‘중국자동차공학회’에 참석해서 “하루에 60~70차례 교체가 이루어져야 교체소의 수지타산이 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상하이의 예를 들면서 “현재 하루 100차례 이상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오는 현재 중국 전기차 브랜드인 창안, JAC, 지리, 체리 등 4개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표준화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비야디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테슬라는 2013년 배터리 교체가 가능한 모델 S 콘셉트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고객 조사 결과 배터리 교체를 위해 별도의 예약이 필요하고, 비용이 더 비싸다는 이유로 배터리 교체 기술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급속 충전 기술을 발전시키는 쪽으로 선회했다.
테슬라는 이후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장하며 고속 충전 인프라에 집중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