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후보 2명도 포함…회추위, 내년 1월 최종 1명 선정
함 회장 사법리스크에도 탄핵정국 맞아 연임 무난 관측
이복현 금감원장 파워 약화...정통 관료들은 소극적 대응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하나금융지주는 23일 차기 회장 후보군(숏리스트)을 5명으로 압축했다.
하나금융은 이날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함영주 현 회장, 이승열 부회장 겸 하나은행장, 강성묵 부회장 겸 하나증권 사장, 외부 후보 2명 등을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외부 후보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회추위는 그동안 다면 평가, 외부 자문기관을 통한 외부 후보 추천, 심층 평판 조회 등의 결과를 참고해 후보군을 선별해왔다. 특히 외부 후보가 상대적으로 불리하지 않도록 이날 이들만을 위한 간담회를 열어 회추위원들과의 대면 접촉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정원 회추위원장은 "외부 후보 2명은 금융 전문 경영인"이라며 "후보 본인들의 요청에 따라 최종 발표 때까지 비공개로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회추위는 내년 1월 회의에서 기업가 정신, 비전, 경영전략, 전문성 등 4개 분야의 14개 세부 평가 기준에 따라 후보별 발표와 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함영주 회장, 연임 가도 열려
하나금융 회추위의 차기 회장 숏리스트에 대해 금융권에선 함 현 회장이 무난히 연임하는 구도로 짜여졌다고 진단한다. 하나금융은 그동안 현 회장이 최대 3~4연임을 하면서 만 70세까지 꽉 채워 회장직을 수행한 뒤 내부 승계자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전통을 이어왔다. 이런 전통이 현재 단임인 함 회장 체제에서 끝날 것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더구나 함 회장은 70세면 물러나는 '70세 룰'을 바꿔 일단 회장직에 오르면 3년 임기를 다 채운 뒤 물러날 수 있도록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바꿔놓았다. 내년 69세인 함 회장은 이번에 연임에 성공하면 72세까지 임기를 채우게 된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 시절 신입사원 공채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를 선고받은 뒤 현재 대법원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대법원 판결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함 회장의 직무는 곧장 정지된다.
그동안 금융권에선 이 같은 사법 리스크에 따른 금융당국의 압력 때문에 함 회장의 연임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탄핵정국으로 금융당국의 손발이 사실상 묶이면서 함 회장의 연임 가도에는 걸림돌이 사라진 형국이다. 때문에 금융권에선 함 회장이 현 탄핵정국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라는 해석이 나온다.
관건은 금융당국의 스탠스다. 시장에서는 CEO 임기 연장과 승계 절차 중요성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이 과거 회장들의 연임 여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는 목소리가 크다.

금융당국의 대응은?
윤석열 정부의 금융지주회장 연임에 대한 기존 스탠스는 연임은 가능하나 3연임은 곤란하다는 쪽이었다. 다만 70세 연령 제한에 대한 입장은 없었다. 각 금융그룹들이 내부 규범에 따라 자율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는 것이다. 사실 '70세 룰'은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에 있었고, KB금융과 우리금융에는 없다.
금감원은 하나금융의 이번 지배구조 내부 규범 개정을 금융회사 거버넌스 선진화 차원에서 들여다보고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EO 승계 프로그램의 합리적 운영이 금융회사의 거버넌스 선진화와 지속가능한 경영의 중요한 요소인 만큼 따질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금감원은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CEO 선임과 경영승계 절차 개선 등 핵심 원칙 30개를 담은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예상치 못한 탄핵정국으로 검사 출신 이복현 금감원장의 파워가 급속히 약해지고 있는데 금융권은 주목한다. 금융위의 정통 관료들은 권력 공백기에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가급적 개입하지 않는 자세를 그동안 보여왔다.
이 원장은 탄핵정국에서 거의 매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긴급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 및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있다. 하지만 '금융계의 황태자'로 불리웠던 위세는 많이 떨어지고, 무게 중심이 정통 관료와 한은총재 쪽으로 기울고 있음이 감지된다고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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