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립해양대기청, 지난해 기후변화가 미친 영향 분석
경제활동 둔화 불구 지구 건강 지표들 오히려 심각하게 악화
메탄 농도 증가하고, 지구 표면 온도와 해수면 높이 사상 최고 기록

[ESG경제=이진원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전 세계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하고, 항공편이 운항을 중단하고, 차량 통행이 줄어들면서 일시적으로나마 탄소 배출이 줄었지만 이런 경제 활동의 둔화가 기후변화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최근 <미국기상학회보(Bulletin of the American Meteorological Society)>에 발표한 <2020년 기후 상태(State of the Climate in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감소로 탄소배출량이 6~7% 감소한 건 사실이나 지난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는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NOAA는 또 기후변화의 주범인 메탄 농도도 늘어났고, 지구 표면 온도 평균치는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냈으며, 해수면 역시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밖에도 해양이 기록적인 수준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했으며,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유엔도 최근 지구 온난화 심각성 경고
이러한 연구결과는 유엔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7월 26일부터 지난 6일까지 진행된 제54차 총회에서 2021∼2040년 중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을 담은 '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 제1실무그룹 보고서'를 승인한 직후 나온 것이다.
보고서는 탄소중립을 통해 누적 CO₂ 배출량을 제한하고 메탄 등 다른 온실가스 배출을 강력하게 감축해야만 온난화를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NOAA는 지구 표면의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412.5ppm으로 2019년보다 약 2.5ppm 올라갔는데, 이는 적어도 지난 80만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온난화 주범인 메탄 배출량도 기록적 증가
메탄 배출량도 기록적으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대기 중에 머무는 시간은 짧지만 머무는 기간 동안 이산화탄소보다 약 84배 많은 온난화를 가져온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적으로 기온이 평균치를 상회하는 고온 현상이 잦았다. NOAA는 유럽은 2014년 이후 가장 더운 한 해를 보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북극의 육지 평균 표면 온도도 지난 121년간 기록된 온도 중 가장 높았다. 북극에선 또한 2020년에 가장 뜨거운 산불이 일어났다.
산불 피해가 극심했던 시베리아 중부에서는 봄철 기록적인 고온 현상으로 눈이 빠르게 녹았고, 그 결과 5월 눈이 덮인 지역은 역대 4번째로 적었으며, 6월에는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도 기후 재앙에 시달려
미국도 기후변화로 허리케인, 산불, 홍수가 잦아지면서 2020년 사상 최대 규모의 재해가 발생했다.
보고서는 2011년과 2017년에 미국에서 각각 10억 달러(약 1.17조) 이상의 피해가 일어난 총 22건의 기후 재앙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종전 기록은 2011년과 2017년 일어난 16건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콜로라도까지 미국 서부 지역을 휩쓴 산불은 지난 20년 동안 미국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 면적 중 가장 넓은 약 1,030만 에이커에 피해를 입혔다.
더 심각한 사실은 2021년은 이미 지난해 기록을 일부 넘어섰다는 점이다.
가령 올해 7월은 역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고,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폭염이 태평양 북서부와 캐나다를 강타해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