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화된 처치보다는 세밀한 진단과 개인별 접근 필요
이명은 마치 고장 난 라디오처럼 외부 소리 없이도 귀 안에서 '삐-' 혹은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증상이다. 대부분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지나가기 때문에 잠깐의 잡음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지속될 경우 일상은 물론 수면과 집중력을 방해하고, 심하면 불안감과 우울감까지 몰고 올 수 있다.
무엇보다 이명은 종종 청력 저하의 신호탄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마트 기기와 이어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난청으로 병원을 찾는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노화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난청이, 이제는 10대와 20대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는 현실이다.
그중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돌발성 난청이다. 이는 뚜렷한 외상이 없는데도 수 시간 혹은 며칠 사이에 갑자기 귀가 잘 들리지 않게 되는 급성 질환이다. 귀에 물이 찬 것처럼 먹먹하고, 일상적인 대화가 잘 들리지 않거나 귀이명이 생기고 어지럼증이 동반되는 식의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개 한쪽 귀에서 증상이 나타나지만 드물게는 양쪽 모두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 모든 증상의 배후에 청신경이라는 존재가 있다는 점이다. 청신경은 단지 소리를 전달하는 역할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평형감각과 뇌신경계, 그리고 자율신경과도 연결돼 있어 증상이 다층적으로 퍼질 수 있다. 단순히 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신적인 기능 이상과도 관련이 깊다는 의미다.
한의원에서는 이러한 이명과 난청의 원인을 몸 전체의 균형에서 찾는다. 단순히 귀가 나빠서 증상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기혈의 흐름이 막혔거나, 턱관절이나 경추 혹은 척추의 정렬에 문제가 생겼거나 혹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이 장기 기능을 저하시키며 귀로 전달되는 자극에 오류를 낸 결과라고 본다.
치료 역시 개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다양하게 이뤄진다. 간과 신장의 기능을 강화해 청력 회복을 돕는 한약 처방과 청신경에 원활한 혈류를 보내기 위한 침 치료, 기혈의 흐름을 깨워주는 약침 치료와 구조적 문제를 교정하는 추나요법 등이 복합적으로 활용된다. 공진단은 기운을 보하고 청력을 돋우는 대표적인 한약 처방으로, 기력 회복과 집중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치료를 진행하는 일이다. 같은 증상이라 해도 원인은 모두 다를 수 있으므로, 표준화된 처치보다는 세밀한 진단과 개인별 접근이 필요하다. 질환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풍부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치료를 진행할 수 있는 의료진을 찾아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미올한방병원 임용석 병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