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RE100 기업 재생에너지 조달률 12%...글로벌 평균에 한참 못미쳐
"'30년 재생에너지 비중 최소 33% 이상...2035NDC 상향조정해야"
"전력망 인프라 투자 병행하고 PPA 관련 구체적인 제도 정비도 필수"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글로벌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 RE100을 이끄는 클라이밋그룹 (Climate Group)과 RE100 한국파트너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이 23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 실현에 대한 정책 제언을 담은 공개 서한을 전달했다.
이번 공개서한에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 ▲전력망 인프라 투자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제도 개선 등 한국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핵심 정책 과제가 담겼다.
한국 RE100 기업 재생에너지 조달률 12%...글로벌 평균은 53%
이들은 서한을 통해 “올해 발표를 앞둔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수요를 고려할 때,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최소 33% 이상으로 확대해야 하며 이는 글로벌 기업들의 조달 요구와 국제적 기후 대응 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최소 조건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앞서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30.2%에서 21.7%로 하향 조정한 바 있으며, 이는 탄소중립 달성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실제로 탄소중립을 적기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5 NDC 목표를 보다 야심차게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양춘승 CEO는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재생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비용과 제한된 공급 여건으로 인해 실질적인 전환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공개서한은 재생에너지를 둘러싼 구조적 한계를 해소할 정책적 방안을 제안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한국은 기업 차원의 재생에너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제약으로 인해 실제 조달률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24년 기준, 한국 내 RE100 회원사들의 재생에너지 조달률은 평균 12%에 불과하며, 이는 글로벌 평균 53%는 물론 중국(59%), 일본(36%), 베트남(58%) 등 인근 국가들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다.
한국 내 RE100 회원사들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약 68TWh에 달하며, 이는 한국 전체 전력 사용량의 10%를 웃도는 규모로 실질적인 수요 기반이 충분히 존재한다. 따라서 정부가 기업의 재생에너지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다면 단기간 내 재생에너지 시장의 확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국, 전력망 제약 문제 심각...전력망 인프라 투자 반드시 병행돼야
클라이밋그룹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국내 재생에너지 보급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 중 하나로 전력망 제약 문제를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설비를 신규로 구축할 수 있는 입지 여건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 전력망의 수용 능력이 부족해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이에 공동서한을 통해 “전력망 인프라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시장 개혁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는 한편,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책도 함께 제안했다. PPA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사용료 및 부대 비용의 투명한 책정 ▲제한적인 계약 조건의 완화 ▲복잡한 행정 절차의 간소화 등 구체적인 제도 정비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라이밋그룹의 헬렌 클락슨 CEO는 “한국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를 33%로 상향하고 PPA 제도를 개선한다면, 이는 투자 유치는 물론 에너지 안보 강화와 한국 경제의 경쟁력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RE100에 분명한 의지를 보인 만큼, 신정부 및 RE100 회원사들과 함께 이 비전을 실현해 나가기 위한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 아래 운영되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애플∙구글 등 전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도 180개 이상의 RE100 회원사가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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