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 보고서, BP‧엑손모빌‧아람코 등 파리협약 이행 무관심
25%만 탄소저감 기술 투자 공개...공개 기업도 투자 미흡
전체 투자 중 저탄소 기술 투자 비중 평균 18% 수준 불과

[ESG경제=이신형기자] 세계 100대 정유사들의 탈탄소 이행에 진전이 거의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대다수 정유사들은 탄소저감 기술 투자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공개하는 기업의 투자 규모도 위험할 정도로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탄소저감 기술 투자를 공개하는 정유사 중 핀란드의 네스테(Neste)만이 파리협약 이행에 충분한 수준의 투자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SK이노베이션은 전체 투자에서 탄소기술 저감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에서 9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주요 상장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정보를 수집하는 비영리기구 탄소공개프로젝트(CDP)와 지속가능 경영 연합체인 월드 벤치마킹 얼라이언스(WBA)는 29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정유사들의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억제한다는 (파리협약의) 목표 이행에 진전이 거의 없고 일부 정유사는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정유사들이 탈탄소를 위한 충분한 재원과 수단을 보유하면서도 이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7대 정유사는 3800억달러(약 501조)의 기록적인 순이익을 올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 정유업계는 스코프 1, 2 배출량과 메탄 배출량을 2030년까지 60% 감축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12%의 정유사만 파리협약의 목표 이행에 적합한 수준의 스코프 1, 2 탄소 감축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2030년 메탄 감축 목표를 공개한 정유사는 29개에 불과하다.
정유업계가 배출하는 탄소의 80%는 석유제품과 가스 생산에서 나온다. 따라서 정유업계가 탈탄소화를 이루려면 석유를 가공한 화석연료 생산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런 계획도 없고 생산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없다”고 지적했다. 외려 81개 정유사의 경우 2021년부터 석유 생산을 9% 늘려 2028년 석유 생산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저감 기술 투자 현황 공개 정유사 25%에 불과
정유업계의 스코프 1과 2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려면 2030년까지 탄소저감 기술에 6000억달러를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저탄소 투자 실적을 공개하는 기업은 25%에 불과하다.
이들 기업의 전체 투자에서 저탄소 기술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8% 수준으로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다. 네스테만이 모범적으로 탄소저감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바이오연료 등 탄소저감 기술 투자 비중이 88%에 달한다.
저탄소기술 투자 실적을 공개하는 정유사 중 투자 실적 상위 10개사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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