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자원과 지형 탓…동시다발 화재에 우선순위 설정
진행중인 산불만 522건, 현재 남한의 88%인 8.8만㎢ 불타

[ESG경제=홍수인 기자] 캐나다에서 진행 중인 522개의 산불 중 절반을 넘는 262개가 소방 당국이 사실상 진화를 포기한 '통제불능'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당국이 인력난과 험악한 지형을 이유로 불 끄기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CNN은 캐나다 산악지대의 광대한 면적과 험준한 지형이 산불 사태를 2개월 이상 지속시키는 원인이라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나다의 화재 관련 생태학자인 로버트 그레이는 "이처럼 대규모의 화재가 발생할 경우 일단 인명과 재산 보호 활동부터 벌이는 식으로 한정된 자원으로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방 당국이 일부러 진화에 나서지 않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대한 캐나다 산림의 특성상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외딴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의 경우 현실적으로 인력과 자원을 투입할 방법이 없거나, 경제적으로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캐나다 산림청 소속 화재 전문가인 대니얼 퍼래키스는 "산불을 내버려 두면 연기가 문제가 되지만,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며 "도로나 거주지가 없는 광대한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산불은 지형 특성상 풍속이나 풍향에 따라 현장에 투입된 소방요원을 위험한 상황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1일 기준 캐나다 산불의 피해면은 880만㏊(8.8만㎢)에 달한다. 이는 역대 최대인 1989년 산불보다 큰 피해 규모로 남한의 88%에 해당한다.
캐나다 산불 진화를 지원하기 위해 인접 국가인 미국 외에도 한국(151명)과 호주, 뉴질랜드, 유럽연합(EU) 등 각국의 소방대원들이 투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