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롯 전세계 이산화탄소 농도 지난해 역대 최고치
온실효과 폐해 이산화탄소 20배인 메탄도 최고치
“대기 체류 짧은 메탄 증가는 화석연료 감축 안된다는 뜻”

[ESG경제=권은중 기자] 지난해 한반도 온실가스 농도가 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도 역시 역대 최고치여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인류의 노력이 과연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의문인 상황이다.
5일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에서 측정한 지난해 연평균 이산화탄소 배경농도(인위적 오염원에서 배출되는 양은 제외하고 자연 배출원과 장거리 수송에 의해 유입된 양을 포함한 농도)는 425.0ppm이다.
이는 재작년(423.1ppm)에 견줘 1.9ppm 높은 것이다. 이 기록은 안면도 감시소에서 관측을 시작한 1999년 이래 최고치다. 1999년 농도는 369.2ppm이었다. 안면도 감시소 이산화탄소 농도는 거의 매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다른 지역 감시소의 이산화탄소 농도도 역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고산과 울릉도 기후변화감시소 이산화탄소 농도도 각각 423.5ppm과 422.8ppm을 기록했다. 역시 역대 최고치였다. 재작년(각각 421.5ppm과 420.8ppm)에 견줘 2.0ppm 높아졌다.

한편,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측정한 지난해 연평균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는 417.06ppm으로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2.13ppm 상승한 것이다. 이로써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 전년 대비 상승 폭은 11년 연속 2.0ppm을 넘었다.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약 150% 늘었다.
이런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세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1958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의 지난달 이산화탄소 농도는 424.0ppm으로 작년 5월보다 3.0ppm 높았다. 역대 4번째로 큰 상승 폭이라고 NOAA는 설명했다.

온실효과가 큰 메탄 농도도 급증세다. 메탄은 대기 중 농도는 낮지만 지구를 덥게 만드는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20배에 달한다.
지난해 안면도 감시소 메탄 농도는 2011ppb로 전년(2005ppb)보다 6ppb 늘어 사상 최고였다. 작년 고산과 울릉도 감시소 메탄 농도는 각각 1998ppb와 2004ppb를 기록했는데 역시 역대 최고치였다. 작년 전 세계 메탄 농도는 1911.9ppb로 전년과 비교해 14.0ppb 높아졌다. NOAA는 1983년 이후 역대 4번째로 상승 폭이 컸다고 밝혔다. 세계 메탄 농도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면 약 260% 증가했다.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 체류 기간이 길면 최대 1000년에 달하기 때문에 온실효과에 장기간 영향을 미친다. 반면 메탄은 대기 체류 기간이 9년 정도로 짧아 감축이 이루어질 경우, 짧은 시간 내에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전체 메탄 배출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화석연료 감축을 시작한다면 기후변화 대응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메탄의 상승폭이 해마다 커진다는 것은 화석연료의 감축이 효과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세계기상기구(WMO) 등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