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세계 평균의 2배 상승..최근 30년 새 1.5도 올라
남극 빙하 규모는 역대 최소..."기후 이변 일회성 아니다"

[ESG경제=홍수인 기자] 올해 들어 지구의 기온과 해수 온도가 산업화 이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남극 빙하 규모는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의 기온은 지구 평균의 2배 가까이 올랐다. 인간이 기온을 측정한 이후 기후 지표가 최고치나 최저치를 마구 경신하고 있는 셈이다.
미 CNN 방송은 기후위기를 보여주는 4가지 지표를 골라 19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지난 1∼11일의 지구 평균 기온이 역대 같은 기간 대비 최고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이 기관에 따르면 6월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5도 넘게 오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중미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최근 체감 기온이 48.9(화씨 120도)도 넘게 치솟는 폭염을 기록했다. 미국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인도 등지에서도 예년에 경험하지 못한 무더위로 온열질환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달 14일 기온이 섭씨 36도를 기록해 역대 5월 최고 기록을 썼다. 그 결과 도처에 산불이 일어나 아직도 상당 지역 타고 있다.
해수면 온도 최고치 경신...2016년 넘어 올해 가장 무더운 해 될듯
지구 해수면 온도는 지난 3월부터 이례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현재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CNN이 메인대학교 기후변화연구소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해수면 평균 온도는 지난 3월 13일 20.96도로 이전까지 가장 높았던 2016년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4월 2일에는 21.05도로 올해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소폭 내렸으나 14일 20.87도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같은 날의 20.64도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전까지는 엘니뇨와 온실가스 효과가 동시에 나타난 2016년이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됐다. 올해는 엘니뇨가 더 심각하게 나타나면서 기후 재해가 빈발할 수 있다고 기후학자들은 우려한다.
남극 대륙의 해빙(sea ice) 규모도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지구관측소에 따르면 2월 2일 남극 해빙의 범위는 179만㎢로, 1979년 위성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지난해 2월 25일의 최저치보다 13만㎢ 적었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사상 최고치 ...지구온난화의 주범
화석 연료를 태울 때 대기 중에 방출되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캘리포니아대학교 스크립스 해양학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24ppm으로 사상 최고였다. 이 정도의 이산화탄소 수치는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하면 50%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NOAA는 설명했다.
한편 세계기상기구(WMO)가 19일(현지시간) 발간한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1800년대 중반 이후로 작년까지 세계 평균 기온은 1.2도 상승했다. 같은 시기에 유럽의 기온 상승 폭은 2.3도로 지구 평균의 2배였다.
보고서는 "유럽 대륙은 지난해 기록상 가장 더운 여름을 보냈고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을 포함한 여러 유럽 국가가 역사상 가장 더운 한 해를 경험했다"고 전했다.
유럽의 온난화는 최근 더욱 빨라져 1991년부터 2021년까지 유럽 전체의 기온은 1.5도 상승했다. 1800년대 이후의 유럽의 기온 상승 폭 가운데 최근 30년이 차지하는 부분이 65%를 넘어선 셈이다.
보고서는 "유럽의 극심한 더위로 지난해 1만6,000명 넘는 사람이 사망했고 홍수 등 극한적인 기후로 20억 달러(2조5,600억여원) 가량의 경제적 피해를 유발했다"면서 "안타깝게도 이는 일회성 기후 이변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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