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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ESG 현장 가다] ⓷-1 김영환 충북도지사 “충북 정책에 ESG 철학 담겼다”

  • 기자명 ESG경제
  • 입력 2023.10.18 16:40
  • 수정 2023.12.1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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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이 ESG행정의 떠오르는 테스트베드(Testbed)가 될 것”
출산육아수당, 의료후불제, 도시농부가 대표적인 ESG 사례

​'농민-기업-행정'의 삼각 협력으로 '푸드 업사이클링'의 대표 사례가 된 '어쩌다 못난이 김치'의 판매 현장에서 김영환 충북 도지사의 모습. 사진=충북도청 제공​
​'농민-기업-행정'의 삼각 협력으로 '푸드 업사이클링'의 대표 사례가 된 '어쩌다 못난이 김치'의 판매 현장에서 김영환 충북 도지사의 모습. 사진=충북도청 제공​

[ESG경제=특별취재팀]

김영환 충북도지사(68)는 4선 국회의원에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한 거물 정치인이다. 청주가 고향인 그는 ‘충북을 새롭게, 도민을 신나게’라는 도정 목표를 세워놓고 30년 정치 인생의 마지막 성공 스토리를 쓰고 싶어한다. 충북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불철주야 뛰는 김 지사는 <ESG경제>의 인터뷰 요청에 잠깐 얼굴을 맞대는 것보다 훨씬 내용이 풍부하고 충실할 것이라며 장문의 답변을 보내왔다. 김 지사는 <ESG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민선 8기 충북 도정이 추진해온 주요 정책들이 대부분 ESG의 철학을 담고 있다”며 “충북이 떠오르는 ESG행정의 테스트베드(Testbed)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영환 지사의 ESG행정과 관련해 강태인 충북도청 경제정책팀장은 "충북의 경제정책을 입안하면서 ESG 가치를 준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 공약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창업펀드 1천억원’ 열심히 추진

-민선 8기 출범 1년 반 가까이 됐다. 도정의 총 책임자로서 선거공약의 추진 진척도는 어떤지. 대표적 공약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와 충북창업펀드 1,000억원 조성의 진행 상황을 묻고 싶다.

▷ 민선 8기가 확정한 100대 공약 대부분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공약은 도민과의 준엄한 약속이자, 충북을 대한민국의 중심에 세우기 위한 초석이다. 6월 말 취임 1년 기준으로 충북 인재평생교육진흥원과 충북형 사회서비스원 설립 등 2개 사업이 완료됐고 의료관광 활성화 등 4개 사업이 이행 중이다. 92개 사업도 정상 추진 중이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는 충북 전체를 하나의 호수공원 르네상스 공간으로 재해석하고, 대청호권·충주호권·괴산호권으로 권역화하여 파급력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총 348개 과제에 9조 4,86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그간 성과를 보면 ▲충주의 장자늪 카누체험 ▲단양의 시루섬 중심 관광지 개발 ▲음성의 생바위산 관광지 개발 ▲괴산의 산막이 마을 트리하우스 조성 ▲보은의 비룡호수 관광단지 조성 ▲옥천의 장계관광지 활성화 사업 등을 꼽을 수 있다.

‘충북창업펀드 1,000억원 조성사업’은 올해부터 두 가지 방법으로 본격 추진 중이다. 첫 번째 방법(TRACK1)은 도비 40억을 출자하여, 도내기업에 100% 투자하는 ‘충북 노마드 펀드’이다. 60%이상을 창업 3년 이내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목적으로 조성되며, 특히 자금 조달이 어려운 초기창업기업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두 번째 방법(TRACK2)은 모태펀드를 활용한 전략펀드 개념이다. 도비뿐만 아니라 국비, 민간자금, 시군비 등을 포함한 펀드로 농업, 이차전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의 펀드를 매년 2~3개씩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충북, 2분기 합계출산율 0.87명…증가 속도 17개 시도 중 으뜸

- ESG행정에도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쏟으신다고 들었다. 국내 최초라는 파격 출산육아수당과 의료비 후불제, 도시농부, 못난이 김치 같은 정책들은 특히 ESG정책과 밀접하다고 본다. ESG행정의 전반적인 성과는 어떻다고 보나.

▷열거한 것들은 대한민국 혁신의 신기원을 이룰 파격적인 정책이라고 자부한다. 면면이 ESG 요소가 녹아든 사업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먼저, 출산육아수당은 민선 8기 대표 공약으로 2023년 1월 이후 도내 출생아 모두에게 총 1,000만원을 연차적으로 나누어 지원한다. 이 수당을 도입하니 한 달 만에 출산가정의 99.6%가 신청할 정도로 폭발적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냈다. 특히 올해 2분기 충북의 합계출산율 증가율이 전국 1위(작년 동기 0.82명에서 0.87명으로 0,05%포인트 증가)를 차지한 것도 출산육아수당 지원이 큰 몫을 차지했다고 본다.

‘의료용 후불제’는 병원 진료를 먼저 받고 병원비는 나중에 지불하는 역발상에서 착안한 ‘충북형 신개념개념 의료복지 제도’이다. 목돈 지출의 부담감으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의료취약계층에게 알맞은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마련했다. 1회 50만~3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한데, 지난 9월 22일 기준 356명의 도민들이 9억800만 원의 의료비 융자를 신청했다. ‘의료비 후불제’는 현재 심혈관, 뇌혈관, 척추, 무릎 인공관절, 골반 인공관절, 임플란트 6개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데, 앞으로 치아 부정교합 치료, 암, 산부인과 질환 등 8개 질병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도시농부’는 농촌의 고질적인 일손 부족 문제와 도시의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해 도입했다. 9월 22일 기준 4만 6,366명(연인원)의 도시농부가 1만 4,326곳의 농가에서 활동 중인데, 큰 호응을 얻으며 전국 최초 ‘도-농 상생형 일자리 사업’의 성공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도시농부는 4시간 작업에 한정함으로서 육체적으로 덜 힘들고, 농가는 숙련된 노동인력을 적은 인건비(농가부담 3만6,000원)로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농부와 농가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충북 ‘어쩌다 못난이 김치’는 지난해 가을 배춧값이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추 농가들을 돕기 위해 시작했다. 과잉생산, 가격폭락, 높은 인건비 때문에 밭에 버려질 뻔한 배추를 ‘도시농부’를 투입해 수확하고, 철저한 심사와 검증을 거친 김치업체에서 만들어 충청북도가 직접 마케팅했다. 어떻게 보면 '농민-기업-행정'의 삼각 협력이 만들어낸 작품인데, 다행히 소비자들이 가성비 좋은 김치를 사 주셔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12월 첫 판매 이후 김치원료농산물 재배농가, 제조업체, 유통업체 간 안정적 공급망을 통해 지금까지 국내·외 시장에 221톤, 7억 4,000만원 어치를 판매했다. ‘어쩌다 못난이 김치’는 버려지는 농산물의 새로운 활용, 즉 ‘푸드 업사이클링’의 대표 사례로 농산물이 헐값에 팔리거나 폐기되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충북에 자리 잡은 스마트팜 농장을 찾은 김영환 충북도지사. 사진=충북도청 제공
충북에 자리 잡은 스마트팜 농장을 찾은 김영환 충북도지사. 사진=충북도청 제공

업사이클은 다른 지자체와 구별되는 업적…신청사 대신 리모델링으로 예산 아꼈다

-취임 이후 대표적으로 성과를 낸 ESG 행정이나 정책은 무엇인가. 충북의 대표적 ESG 성공사례라면?

▷ 다른 지자체와 구별되는 가장 큰 차별성이자 업적은 ‘업사이클링’이라고 생각한다. ‘업사이클링’은 한정된 자원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발견하고,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여 재활용·재사용하는 것으로 지속가능발전의 궁극 목표이자 최고의 가치라고 믿는다.

가령 국민의 혈세인 예산을 쏟아부으며 신청사를 짓는 다른 지자체들과 달리 충북도는 문화적, 역사적으로 가치가 큰 도 청사를 보존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가미하는 리모델링을 추진했다. 문서고로 사용되었던 산업장려관(1936년 건축된 국가지정문화재)을 활력 넘치는 카페와 문화 전시공간으로 조성했다.

밀레니엄타운 내 유휴부지 유채꽃밭을 조성하여 도민들의 나들이 공간으로 활용한 것,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 본관 침실을 20년 만에 전 국민에게 개방한 것, 조령산자연휴양림 트리하우스 조성 등 그동안 잊히고 방치된 자원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무수한 일들을 도정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충북은 일찍 ‘바이오·이차전지·반도체·신재생에너지’를 전략산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해왔다. 이차전지 생산액 전국 1위, 태양광 셀·모듈 생산규모 전국 1위, 바이오 생산액 전국 2위, 반도체 생산액 전국 2위가 충북의 미래를 보여준다.

충북은 앞으로 미국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의 핵심인 ‘켄달스퀘어’에 버금가는 한국판 ‘K-바이오 스퀘어’를 조성해 ‘세계 바이오산업의 중심’으로 힘차게 도약할 계획이다. 지난 9월 정부가 발표한 「첨단산업 국제 협력단지(글로벌 클러스터) 육성방안 후속조치 계획」에 ‘K-바이오 스퀘어’ 조성사업이 반영되며 충북의 도전에 큰 힘이 실리고 있다.

소외된 중부내륙지역 발전 위해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추진

-충북은 산이 많고 도시-농촌간 격차가 크다. 특히 지역간 의료 격차가 크다는 문제가 있는데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의료격차가 심각하듯이 도내에서도 청주시에 병·의원 등 의료기관이 집중되며 다른 시·군과 의료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결국 의료격차 문제는 공공보건의료 차원에서 풀어야 한다.

먼저, 응급의료, 소아청소년,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확충을 통한 의료사각지대 개선에 힘쓰고 있다. 전국 최초로 스마트응급의료서비스 사업을 시작해 응급환자 이송에 지연되는 시간을 최소화했다. 단양군을 필두로 소아청소년과 순회진료를 시작했고 취약지역 산부인과 진료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공공보건의료사업을 확대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의사 인력 공급이 전제되어야 하는 만큼, 지역 의대 정원 확대 등 근본 해결방안을 찾는 데 역점을 두려고 한다.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바다에 연하지 않은 내륙이라 지리적으로 자칫 개발에서 소외되기 쉽다. 지사님께서 가장 역점을 두는 충북 발전 방안으로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 특별법’을 꼽았는데 핵심 내용과 진행 상황은 어찌 되는지?

▷ 그동안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과의 교류를 위해 부산, 울산, 포항 등 70~80년대 동해안 중심 발전전략과 중국 수교로 시작된 인천, 평택, 서산 중심의 90년대 서해안 중심 발전전략을 펼치며 고도성장을 해왔다. 연안 중심의 성장전략에서 소외된 중부내륙지역은 인구감소, 지방소멸, 고령화 등의 문제가 더욱 심해졌다.

이에,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중부내륙특별법에는 바다가 없는 중부내륙지역이 겪고 있는 규제를 풀거나 변화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내용이 담겼다. 종합적인 시책 수립과 지원방안 마련, 합리적 규제방안 마련 등을 국가 등의 책무로 규정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의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발전종합계획 수립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법안은 지난해 12월 발의되어 행안위 법안 1소위에 상정되어 있는 상태다.

호수공원(레이크파크)을 위해 필수적인 환경 정화 활동을 벌이는 김영환 충북 도지사. 사진=충북도청 제공
호수공원(레이크파크)을 위해 필수적인 환경 정화 활동을 벌이는 김영환 충북 도지사. 사진=충북도청 제공

과학기술-문화예술-생태환경’를 강조한 ‘트리플 악셀론’이 ESG와와 일맥상통

-지사님이 예전에 과학기술부 장관도 역임하셨는데, 미래 먹거리와 발전 방안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걸로 알고 있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ESG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과제인데 지사님의 ‘ESG와 도정 철학’은

▷ ESG라는 개념이 대두되기 훨씬 전부터 대한민국의 지속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략과 비전으로 ‘트리플 악셀’을 주장해 왔다. ‘과학기술-문화예술-생태환경’ 세 축이 어우러져야만 시대변화에 걸맞은 무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트리플 악셀론’은 ESG가 추구하는 가치와 일맥상통하는 철학이라고 본다.

민선 8기 충북도정이 추진하는 정책들은 ‘트리플 악셀’에 기반해 생태, 문화, 과학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 섞이고 융합하는 가운데 창조적 산물을 만들어내며 ESG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자연·문화·과학의 총체적 융합 산물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과학과 농업생태의 결합인 ‘충북형 스마트팜’ ▲도시와 농촌의 경계를 허문 ‘도시농부, 도시근로자’ ▲선불진료에 후불결제 방식을 과감히 도입한 ‘의료비 후불제’등이 ESG가 아니고 무엇인가.

‘창조적 변화’를 향한 충북의 도전과 실험이 성공을 거두어 전국 지자체의 ESG 모델이 되도록 할 것이다. 특히 충북이 대한민국을 새롭게 만드는 ‘개혁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할 각오이니 열렬히 성원해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부탁 드린다.

#<ESG경제> 특별취재반=김광기ㆍ홍승일ㆍ이신형ㆍ김상민ㆍ권은중ㆍ이가은 기자, 손종원ㆍ허창협 연구위원, 오대영 가천대 교수 

ESG 전문미디어인 <ESG경제>는 ‘대한민국 지방정부 ESG 정책 및 행정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전국 현장 심층취재 시리즈를 10월 한달 간 게재한다. 이를 위해 취재팀은 17개 광역시도 시청과 도청, 모범이 되는 기초지자체와 사업현장을 방문해 성공사례를 모았다. 막 꽃을 피기 시작한 ESG행정이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도 따져봤다. 지자체 기관장 및 ESG책임자 인터뷰은 물론 일본 지자체 현지 취재 등을 통해 우리나라 지자체 ESG행정의 올바른 방향타를 제시하고자 한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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