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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S, '2023년 ESG 평가'...등급 양극화 현상 심해져

  • 기자명 박가영 기자
  • 입력 2023.10.28 16:44
  • 수정 2023.10.2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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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10%p 줄었던 B+ 이상 등급 올해는 10%p 늘어
58%가 B등급 이하...E​와 S중심으로 상·하위 격차 커져
평가 엄정성 결여로 '들쭉날쭉'...투명성 신뢰성 저하

                                 KCGS의 CI
                                 KCGS의 CI

[ESG경제=박가영 기자] 한국ESG기준원(KCGS : 옛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올해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ESG 평가'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KCGS의 ESG 등급은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 7개로 나뉜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유도하고 자본시장의 각 주체가 기업의 ESG 수준을 인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적으로 실시되는 KCGS의 ESG 평가는 한국거래소(KRX)의 사회책임투자지수 산출을 위한 기초자료로도 활용된다.

하지만 KCGS의 ESG 평가는 투명성과 엄정성을 결여한 가운데 해마다 등급별 기업 수가 널뛰기를 반복하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재무성과가 좋은 대그룹 계열사들이 대부분 상위 평가등급을 독식하는 가운데 중견ㆍ중소기업들은 무더기로 C와 D 등급을 받는 '양극화'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상·하위권 기업 간 등급 격차 커져

KCGS는 올해 상장회사 987사를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했으며, 비상장 금융회사 62사에 대해서는 거버넌스만 평가를 실시했다. S등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없었다.

A+등급을 받은 기업은 KB금융ㆍ네이버ㆍ포스코홀딩스ㆍSKㆍ삼성물산ㆍ신한금융ㆍKT&Gㆍ현대글로비스ㆍS오일ㆍHD현대건설기계 등 19개사였다. A등급은 삼성전자ㆍCJㆍGS건설ㆍLGㆍLIG넥스원ㆍSK하이닉스ㆍ한화에어로스페이스ㆍ현대로템ㆍ하나금융지주ㆍ우리금융지주 등 185개사였다.

B+등급에는 HDC현대산업개발ㆍGKLㆍ농심ㆍLX홀딩스ㆍ녹십자ㆍ대신증권ㆍ삼성증권ㆍ종근당ㆍ한국항공우주ㆍ한미글로벌ㆍ한국전력공사 등 166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B+(양호) 이상의 등급으로 ESG경영을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기업은 모두 332개(42%)로 전년의 245개(32%)에 비해 87개(10%p)나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해의 B+ 이상 등급은 2021년에 비해 10%p 줄었었다. 따라서 연간 10%p씩이나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는 '들쭉날쭉' 평가라는 혹평을 받게 됐다. 

KCGS 평가의 B(보통) 등급은 ▶21년 27.6% ▶22년 9.8%  ▶23년 6.2% 등으로 갈수록 쪼그라드는 양상을 보인다. 이에 비해 C(취약) 이하 등급은 ▶21년 30.5% ▶22년 58.5% ▶23년 51.8%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등급 '양극화' 심해...투명성ㆍ엄정성 도마에

KCGS의 평가는 등급 '양극화'라는 특징을 보이고 있는데, 문제는 평가등급 산정의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KCGS의 평가 모델은 공신력 있는 해외 ESG 평가기관과 달리 산업 특성에 따라 평가방식을 세분화하지 않았으며, 세부 항목별 평가 가중치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태평양은 KCGS의 평가가 중견ㆍ중소기업들의 ESG 실행 의지를 꺽는 등 국내 ESG경영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며 투명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평가체계의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KCGS의 평가모델은 대외 홍보나 IR에 강한 재벌 계열 또는 금융그룹 소속 기업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라는 게 정설"이라며 "실제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ESG 투자를 하는게 KCGS의 평가 결과를 활용하지 않고 참고하는 정도"라고 꼬집었다. 

올해 KCGS로부터 평가등급 하향 통보를 받았던 한 상장회사의 실무자는 "등급하향 이유를 알기 위해 피드백을 시도했으나 통화가 거의 안되었고, 겨우 통화를 해도 KCGS 담당자들이 너무 기계적으로 대응해 답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MSCI나 DJSI 등 글로벌 ESG평가기관들에 비해 KCGS는 평가모델과 직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실감했다"며 "사실 기업들도 대외 홍보나 이미지 때문에 KCGS의 평가 등급에 민감할 뿐, 실제 ESG경영을 실행하는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표=한국ESG기준원

 

표=한국ESG기준원
표=한국ESG기준원

E, ,S, G 부문별 평가에서도 양극화 현상

환경(E) 영역 평가에서는 기후공시 및 환경경영에 대한 정보공개가 증가함에 따라 상위권 기업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ESG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이사회에 ESG위원회를 두는 등 환경 이슈에 대응하는 대기업들이 늘어난 점이 평가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비용 문제 등으로 ESG 대응이 취약한 중소ㆍ중견기업을 중심으로 환경부문에서 C, D 등급을 받는 기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00개를 넘었다.

사회 영역에서도 최상위권 기업의 비율이 증가하였다. 사회책임경영 관행이 일정 수준 이상 확립된 기업의 경우 평가에 대한 대응 수준이 더욱 향상되며 최상위권으로 이동하였다. 이에 비해 전년도에 하위 등급을 받은 기업들과 신규 편입된 기업들은 ESG경영 관행을 정립하지 못해 하위권에 계속 머물러있는 모습을 보였다.

지배구조 영역에서도 전반적으로 평균이 상승한 가운데 상위권의 기업 비율이 상승하며 하위권간의 편차가 더욱 심화되었다. 금융사 지배구조 등급은 예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한편, KCGS는 한국거래소, 한국공인회계사회, 금융투자협회, 한국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의회, 한국예탁결제원 등 8개 유관기관의 출자로 2002년에 설립된 준공공기관 성격의 ESG평가기관이다. 매년 약 50억원의 운영 예산을 한국거래소 등 출자기관들로부터 지원받는다.

당초 국내 상장사들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 및 가이드라인 제시를 주목적으로 했으나, 요즘은 ESG평가업무에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기관 명칭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한국ESG기준원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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