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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퇴직연금 ESG투자 허용 판결에 항소

  • 기자명 이신형 기자
  • 입력 2023.10.27 14:34
  • 수정 2023.10.2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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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폰시블 인베스터, 텍사스 주 판결과 미주리주 전향적인 입장 표명으로 투자자 숨통

투자 결정 시 ESG 요소를 반영하지 못하게 막는 강력한 법을 통과시킨 론 드산티스 공화당 플로리다 주지사가 6월 27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홀리스 타운홀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드산티스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다. AP=연합
투자 결정 시 ESG 요소를 반영하지 못하게 막는 강력한 법을 통과시킨 론 드산티스 공화당 플로리다 주지사가 6월 27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홀리스 타운홀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드산티스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다. AP=연합

[ESG경제=이신형기자] 미국 공화당이 집권한 26개주가 퇴직연금 ESG 투자금지 소송에 대한 텍사스주 지방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월30일 퇴직연금 수탁자들이 자금을 운용해 투자하거나 주주권을 행사할 때 기후변화와 ESG 요소를 고려하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기후변화나 사회적 이슈가 기업의 장기적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 규정은 ESG 요소 고려를 의무화하지는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퇴직연금의 수익성을 강조하며 ESG 요소를 고려하는 투자를 제한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제한을 풀어 연기금의 ESG 투자를 장려하려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그러자 공화당이 집권한 주 정부가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퇴직연금이 수익성보다 사회 문제에 집중해 투자하는 것은 퇴직연금 운용에 관한 연방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텍사스주 아마릴로 지방법원의 매튜 카스마리크 판사는 이 소송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규정이 여전히 재무적 요소를 우선 고려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ESG 전략을 선호하는 전반적 편향을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소송을 제기했던 26개주와 석유 기업 등은 이번 판결해 불복해 뉴올리언즈 제5 연방항소법원에 항소했다. 션 레이스 유타주 법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 연합은 법원의 이번 판결에 매우 실망했다”며 “(연기금 ESG 투자에 관한 바이든 행정부의) 규정은 명백해 정부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송에는 석유 시추기업인 리버티 에너지와 정유사 단체도 원고로 참여하고 있다.

항소심을 맡게 될 뉴올리언즈 제5 연방항소법원 중 가장 보수적인 항소법원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16명의 판사 중 공화당 대통령이 임명한 판사가 12명에 달한다.

공화당이 숫적 우위를 점한 미국 상하원은 지난 3월 초 이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3월 20일 이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반ESG 공세 법적 근거 약화 주장 나와

공화당의 반ESG 공세가 여전하지만, 텍사스주 지방법원의 퇴직연금 ESG 투자에 관한 판결과 미주리주의 ESG 요소를 고려한 투자 수용으로 자산운용사들에게 반ESG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법적인 공간이 확보됐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 미주리주는 중개인들이 ESG 이슈와 같은 비재무적인 요소를 고려한 투자상품을 매수 또는 매도하려면 고객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법을 제정했다. 그러자 미국의 은행과 자산운용사, 증권사를 대표하는 증권산업금융협회(SIFMA)는 미주리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금융업계의 이런 강한 반발에 미주리주는 투자 시 ESG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리스폰시블 인베스터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보스턴에 있는 로펌 로페즈 앤 그레이의 에이미 로이 변호사는 “(ESG 투자에 대한) 미주리주의 입장이 후퇴한 것은 공화당이 의존해 온 법적인 전제를 훼손”했다며 “공화당이 지배하는 주정부가 ESG 요소가 재무적인 목적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텍사스 지방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도 판결을 내린 판사가 “잘 알려진 보수주의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례적이라며 “그렇게 보수적인 판사가 ESG 요소가 공개적으로 투자 시 ESG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고 판결한 것은 놀랄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판결과 미주리주의 ESG 투자에 대한 입장 선회로 투자자들이 이전보다 편안하게 금전적 이익을 위해 ESG 요소를 고려한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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