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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ESG 공세에 미국 주요 기업 다양성 정책 수정

  • 기자명 김현경 기자
  • 입력 2023.12.20 22:48
  • 수정 2023.12.2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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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보수 세력 DEI 공격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전망

JP모건체이스의 미국 뉴욕 본사. 제공=로이터연합
JP모건체이스의 미국 뉴욕 본사. 제공=로이터연합

[ESG경제=김현경 기자] 주요 대기업의 다양성 정책이 '역차별'이라는 미국 보수 단체의 공세에 직면한 일부 미국 기업이 정책 수정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5개 주요 기업이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iversity·Equity·Inclusion, 이하 DEI) 정책이 불법적인 차별이자 투자자에 대한 이사회의 신의성실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담긴 공개주주서한을 받았다.

이중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최소 6개 미국 주요 기업이 보수 단체의 정책 철회 요구와 소송 위협으로 다양성 정책을 수정했다. 주로 특정 프로그램이 소수 집단을 위한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거나, 직원 내 인종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진의 목표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수정이 이루어졌다.

JP모건체이스는 작년 5월 주주서한을 받은 이후, 올해 2월 웹사이트에 명시된 DEI 정책 중 라틴계와 아프리카계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인종적・문화적 “배경에 상관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변경했다. 이를 두고 JP모건 대변인은 “최고의 인재들로 구성된 포용적인 인력풀을 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랙록도 지난 4월 주주서한을 받은 이후 장학금이 특정 소수 집단의 구성원을 “위해 설계되었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블랙록 대변인은 장학금 수령 자격을 확대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DEI, '내년 미 대선까지 계속 공격받을 것'

로이터는 해당 주주서한은 ‘미국 민권 프로젝트’(American Civil Rights Project)와 ‘아메리카 퍼스트 리걸’(America First Legal)이라는 두 보수 법률 단체가 보냈다고 보도했다.

‘아메리카 퍼스트 리걸’은 전 트럼프 정부에서 반이민 정책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가 이끌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밀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재집권을 대비해 강경보수 아젠다 형성에 나선 핵심 인물로 꼽힌다.

트럼프 정부 당시 선임고문이었던 스티븐 밀러. 제공=EPA연합
트럼프 정부 당시 선임고문이었던 스티븐 밀러. 제공=EPA연합

밀러는 “DEI는 사악하고 잘못된 부도덕한 편견이다. 반드시 물리쳐야 한다”며 인종편견 교육, 포용적 채용 관행, 여성 승진 비율 확대와 성별 임금 격차 축소를 위한 노력을 펼치는 모든 기업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이 움직임은 지난 6월,  대학 입학 시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을 위헌이라 결정한 미국 대법원의 판결로 힘을 얻었다.

블룸버그는 미국 보수 단체의 공세에 기업들은 다양성 계획을 재고하고 있으며,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여성과 소수자를 위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진전이 더뎌질 것이라 진단했다. 로이터는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DEI 정책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기업의 법적 리스크는?

로이터에 따르면 두 보수 법률 단체는 공개서한에서 특정 DEI 정책이 회사를 법적 위험에 노출시킨다며 이를 폐기하지 않을 경우 이사회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 경고했다.

주주들은 이사회가 경영진에 대한 감독 등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경우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이사회가 선의의 결정을 했다면 이사회를 소송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한 보수 단체는 스타벅스 이사진을 고소하며, 이들이 ‘사회적 신용’을 얻기 위해 DEI 프로그램을 채택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 주 지방법원은 소송을 기각하며 “법원은 이사회가 내린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결정에 관여할 의무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보수 단체의 공세에 대한 기업의 대처를 정책적 변화로까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임원보상 연구 센터(COEC) 소장 애니 황은 현재 목격되는 기업의 DEI 정책 수정은 공세에 대한 유연한 대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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