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3.7억불 찍은 투자금 올 1분기 1억불로
모닝스타, 총 26개 펀드를 반ESG 펀드로 분류
ESG 투자 비판 커지자 작년 반ESG펀드 인기

[ESG경제=이승훈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원칙을 따르는 투자에 반대하는 일명 '반(反)ESG'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올해 들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닝스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반ESG 펀드로의 투자금 유입액은 이전 분기 최고치의 5배에 달하는 3억7600만 달러(약 4800억원)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면서 올해 1분기에는 1억 달러(약 1290억 원) 미만에 그쳤다. 다만 모닝스타는 통계만을 제시했을 뿐 이와 같은 감소 이유를 분석해 제시하지는 않았다.
모닝스타가 반ESG 펀드로 분류한 펀드는 총 26개다. 모닝스타는 다음의 5개 카테고리로 반ESG펀드를 분류했다.
▷ESG 투자자라면 기피하는 담배·주류·도박 기업에 투자하는 바이스 펀드(vice fund) ▷정치적 성향에 따라 투자 기업을 선택하는 정치 펀드(political fund)
▷패시브 펀드지만 보유 지분을 활용해서 ESG 주주 결의안에 반대하는 유권자 펀드(voter fund)
▷과거 ESG 펀드임을 내세웠지만 이후 ESG 지지자들과 얽히지 않기 위해 ESG를 뺀 단념 펀드(renouncer fund)
▷ ESG 평가기관들로부터 부당하게 처벌을 받았다고 여겨지는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반ESG 펀드
모닝스타는 반ESG 펀드들의 형태와 투자 규모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이들 사이에 경계가 모호하고, 많은 경우 특정 펀드를 정말 반ESG 펀드나 일반 지수형 펀드 중 무엇으로 구분할지가 불분명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반ESG 펀드 등장해 인기
미국에서는 작년 한 해 동안 공화당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ESG 투자에 대한 비판이 점점 더 거세지고 정치화되면서 반ESG 펀드들이 새로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반ESG 편드들은 각기 운용 전략은 달랐지만 ESG 투자에 대한 대안을 제공하는 펀드임을 공통적으로 표방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ESG 투자가 부진한 성과를 보이는 가운데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는 민주당에 대항하여 공화당의 주도로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ESG가 확산됐다. 해소되지 않은 ESG 정보를 둘러싼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문제도 반ESG 확산에 일정 수준 기여했다.
3분기 반ESG 펀드로 유입된 투자금의 80% 이상은 스트라이브 자산운용(Strive Asset Management)이 지난해 8월 반ESG를 표방하고 출시한 '스트라이브 미국 에너지 상장지수펀드(Strive US Energy ETF)’로 몰렸다. 이 ETF는 에너지와 기술 부문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로, 엑손모빌,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같은 정유회사에 주로 투자한다.
하지만 스트라이브는 이후 3개월 동안 6개 펀드를 추가로 출시하면서 인기를 이어갈 것처럼 보였지만 갑자기 인기가 쇠락했다. 따라서 두 번째로 출시된 스트라이브 500 ETF(Strive 500 ETF)는 출시 첫 달에 3300만 달러(약 425억원)의 투자금을 모았지만, 나머지 5개 펀드는 출시 이후 매달 평균 200만 달러(약 26억원)도 채 못 되는 자금 유치에 그쳤다는 게 모닝스타의 설명이다.
<반ESG 펀드로의 분기별 순투자금>

모닝스타는 ‘캐피탈 컨스트레인드 ESG 오펀스 ETF(Capital Constrained ESG Orphans ETF)’가 충분한 자본 유치에 실패한 후 6월 폐쇄를 결정한 걸 반ESG 펀드가 겪는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1년 전 출시된 이 펀드는 화석연료, 원자력, 무기 및 군수품, 담배, 주류, 게임 등 일반적으로 ESG 투자자들이 기피하는 6가지 섹터에 투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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