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LSE 연구진, 탄소집약 기업 전환 계획 조사
목표는 대부분 세워놨으나 실행 계획 '깜깜'

[ESG경제=김현경 기자]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세계 각국 기업들이 저탄소 전환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이행 계획은 매우 미흡하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영국 런던정경대(LSE) 산하 TPI센터(Transition Pathway Initiative Center)는 지난 7일 탄소집약적 산업으로 분류된 세계 1000여 개 기업의 전탄소 전환 계획을 조사한 결과, 단 5%의 기업만이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수립하여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 기업은 석유, 천연가스, 철강 등 탄소집약적 산업의 전체 시가총액 중 약 90%를 차지한다.

또한 장기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맞춰 향후 자본적 지출을 조정한 기업은 전체의 1%에 불과하고, 탄소집약적 자산이나 제품에 대한 자본적 지출을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한 기업도 전체 2%에 그쳤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비해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 전략 실행 수준은 매 미흡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자본적 지출(Capex)이란 미래 이익을 증가시키기 위한 고정자산 투자를 말한다. 석유와 석탄, 철강, 알루미늄 등 탄소배출량이 많은 제조 기업들은 전환계획에 따라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생산 설비를 교체하거나 탈탄소 사업 모델로 전환하게 되면 재무제표 상의 자본적 지출 변경이 일어난다.
TPI 센터는 또한 분석 대상 기업의 약 절반인 52%가 기후 시나리오 분석을 했으며, 48%는 장기 전략에 기후변화 리스크와 기회 요소를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분석 대상 기업의 84%가 자사의 스코프3를 포괄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내놓았다. 92%의 기업들은 스코프1과 스코프2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했다. 실행 계획은 아직 세우지 못했지만, 대부분 기업들이 일단 목표는 제시해놓은 것이다.
연구 책임자 LSE의 시몬 디에츠 교수(환경정책)는 AFP통신 기자에게 “기업의 기후 변화 관리 및 거버넌스는 여러 면에서 개선되었지만, 현재 필요한 세부적이고 정량화된 고비용의 전환 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가 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에서 실질적인 목표의 이행으로 무게중심을 바꾸는데 기여하기 바란다"며 "거대 기업들조차 목표 대비 그이행 수준이 매우 더디다는 걸 확인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