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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는 안 된다, 더 혁신적 탄소 제거 기술 필요”...美 연구진 지적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3.11.24 10:10
  • 수정 2023.11.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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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협정 목표 달성 위해 더 많은 탄소 제거 필요”
“지금보다 더 혁신적인 기술 범용화돼야”
빌 게이츠 지원받는 스타트업, 획기적 제거 기술 개발

2023년 10월 25일 인디애나주 피터스버그에 있는 AES 인디애나 피터스버그 발전소에서 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
2023년 10월 25일 인디애나주 피터스버그에 있는 AES 인디애나 피터스버그 발전소에서 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

[ESG경제=이진원 기자]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여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탄소 제거 기술(CDR)’은 오랫동안 꾸준히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기술을 통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기술 발전 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더 빨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의 그레고르 네멧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11월 15일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지구 온난화를 섭씨 2도 내지 1.5도로 제한하자는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려면 한 세기 동안 수백 기가톤의 이산화탄소를 대기에서 제거해야 한다”면서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한 CDR 기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현재는 현재 연간 2기가톤의 이산화탄소만 제거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제거되는 이산화탄소의 거의 모두가 식목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고, 새로운 CDR을 통한 제거는 0.1%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하지만 나무를 심어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데는 당연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연구진이 CDR 발전 속도가 더 빨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 논문은 이번 달 30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 당사국총회(COP28) 개막을 앞두고 발표됐다.

전 세계 정책 입안자, 연구자, 기후 운동가들이 모이는 올해 COP28에서는 CDR 같은 기후 기술이 과연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게 해줄 수 있을 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확장되고 있는가도 주요 논의 주제다.

CDR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다양한 방법으로 저장하는 것을 통칭하는 말이다. 재조림, 습지 복원, 산림 관리 개선 등이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최근에는 기술 발전에 따라 탄소 포집과 격리를 통해 바이오 에너지를 생성하거나 대기 중에서 직접 탄소를 포집·저장해 탄소를 제거하는 방법 등도 활용되고 있다.

“CDR 발전 속도 더 빨라져야”

연구진은 10월 30일 자 ‘커뮤니케이션 지구와 환경’이란 또 다른 논문에서는 20세기 초까지 거슬러 올라가 11개 범주에 걸쳐 148가지 CDR 기술의 출현과 성장 과정을 분석했다.

이어 이렇게 분석한 데이터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수립한 모델 CDR 시나리오와 기업의 CDR 확장 계획 발표 및 그동안의 정부 정책 발표에 담겼던 CDR 목표와 대조해 본 후 역시 CDR 발전 속도가 더 빨라져야 한다는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다.

이 논문에서도 연구진은 “기술이 시장에 도입된 시점과 생산량이 급속히 확대되는 시점 사이의 기간을 고려해 봤을 때 최근 주목받는 대기 중 직접 탄소 포집·저장 같은 새로운 CDR의 발전을 가속화해야 한다”면서 “혁신 속도를 높여야 더 많은 양의 탄소 포집이 가능해져 기술 채택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두 연구의 공동 저자인 얀 민스는 테크익스플로어와의 인터뷰서 “현재보다 새로운 탄소 제거 기술을 연구하려는 더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후 목표를 달성하려면 향후 15년 안에 새로운 CDR의 형성 단계에서 상당한 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빌 게이츠 지원 그래파이트, 하이브리드 탄소 제거 기술 개발

직접 탄소 포집 같은 새로운 탄소 제거 기술이 나무를 심는 것에 비해 대기 중 탄소를 제거하는 데 더 효과적인 건 사실이지만 아직은 엄연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

탄소 제거에 톤당 수백에서 수천 달러의 비용이 들고, 포집 과정에서 대규모의 재생 에너지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해 비용 효율적으로 대기 중에서 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예를 들어, 그래파이트(Graphyte) 같은 스타트업은 엔지니어링과 자연 광합성 과정을 결합해 비용 효율적으로 대기 중에서 탄소를 제거해 지하에 저장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발했다. 14일 포천지에 따르면 그래파이트는 이 기술로 올해 말까지 연간 5000톤, 2024년 7월까지 5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래파이트는 평소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은 빌 게이츠가 이끄는 에너지 문제 전문펀드인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2021년 11월 2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COP26의 '청정 기술 혁신과 배치 가속화' 세션을 참관하고 있다. AP=연합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2021년 11월 2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COP26의 '청정 기술 혁신과 배치 가속화' 세션을 참관하고 있다. AP=연합

식물은 자연적으로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끌어와 조직 내에 저장하지만, 식물이 분해되면 이산화탄소는 다시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하지만 그래파이트는 버려진 나무 찌꺼기나 쌀겨와 같은 폐 바이오매스를 수거하여 건조·멸균 처리해 부패를 방지한다. 이어 이를 고밀도 탄소 블록으로 응축하고 독점 개발한 폴리머 장벽으로 감싼 다음 엔지니어링된 저장 장소에 지하에 저장한다. 이렇게 하면 내부에 저장된 탄소는 다시 방출되지 않는다.

포천지가 인용한 ‘전환 현황 2023’ 보고서에서 게이츠는 “탄소 제거는 탄소 배출을 계속하거나 청정에너지 경제로의 전환을 늦추기 위한 핑계가 아니다”면서 “이것은 가능한 한 빨리 혁신을 계속해야 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탄소 제거가 분명 우리에게 꼭 필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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