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테슬라와 ‘스마트싱스 에너지’ 협력 발표
테슬라, 전기차만큼 아니지만 태양광 업계서도 유명
파워월은 선전, 야심 차게 추진한 태양광 패널 사업은 부진

[ESG경제=이진원 기자] 전기차 회사로만 알았던 테슬라가 언제 태양광 기술도 이렇게 키웠지?
삼성전자가 지난 9~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4에서 테슬라와 '스마트싱스 에너지(SmartThings Energy)‘ 협력을 발표하자 테슬라의 태양광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사실 태양광 업계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숨은 고수다. 삼성전자는 연동된 기기들의 전력량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기술인 스마트싱스를 테슬라의 전기차뿐 아니라 파워월(Powerwall)과 태양광 패널과도 연결하기로 테슬라와 합의했다.
이번 협력은 테슬라의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는 최초 협업 사례다.
순항하는 가정용 배터리 사업
파워월은 한 마디로 저가의 가정용 태양광 배터리다. 약점이 거의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전이 자주 발생하거나, 전기 요금이 걱정되거나, 남는 태양광 전력을 사용하고 싶다면 백업 용도로 가정용 배터리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이때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게 파워월이다.
현재 파워월2 버전까지 나온 상태이며, 테슬라는 올해 파워월3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의 IT 매체인 CNET은 지난달 파워월을 다룬 기사에서 “파워월 배터리가 흥미로운 이유는 매우 평범하기 때문인데, 이상하게도 좋은 의미에서 그렇다”면서 “이 배터리는 거의 모든 면에서 경쟁사 제품과 동등한 수준이나 특별히 눈에 띄는 약점도 없고, 가격대는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배터리 중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고 호평했다.
파워월은 기본 파워월과 파워월 플러스로 나뉘다. 전자는 신규 및 기존 태양광 패널 시스템과 호환된다. 또한 태양광 패널 없이도 독립형 가정용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파워월 플러스는 태양광 인버터와 통합되어 있으며 태양광 패널과 함께 설치해야 한다.

두 테슬라 배터리 모두 다른 브랜드의 태양광 패널과 함께 설치할 수 있다. 파워월 설치를 위해서 테슬라의 태양광 패널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뜻이다. 테슬라는 2015년에 첫 번째 파워월 모델을 출시했지만, 2017년에야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업인 우드 맥킨지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 태양광 설비를 갖춘 미국 주택의 11%에 배터리 저장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으며, 이러한 배터리 중에서 테슬라 파워월이 이 분야를 조용히 장악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부진한 태양광 패널 사업
파워월은 이처럼 잘 나가고 있지만 테슬라가 추진 중인 태양광 사업의 다른 축인 ’태양광 패널 사업‘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적극적으로 밀어붙였으나 아직 공들인 만큼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테슬라는 2016년 태양 에너지 서비스에 특화된 기업 솔라시티(SolarCity)를 26억 달러(약 3.4조 원)를 주고 인수한 이후 태양광 업계에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11월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솔라시티 인수를 기념하기 위해 자사 블로그에 “일반 지붕보다 보기 좋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각 주택의 고유한 요구에 따라 쉽게 맞춤화할 수 있고, 소비자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옥상 태양광 패널의 전망이 밝다”고 호언했다.
하지만 7년 후인 지난해 4월 솔라시티 인수를 둘러싸고 주주들이 낸 소송에서 머스크가 승소했지만, 테슬라 발전 전략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던 이 사업은 점점 더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후로 솔라루프의 상태나 테슬라의 태양광 사업에 대해 언급되는 일이 드물어졌다.
FT는 심지어 2023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태양광'이나 '에너지 생성'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렇게 된 데는 미국의 태양광 업계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최근 몇 년 사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예를 들어, 2021년 시가총액 200억 달러(약 26.4조 원)로 태양광 업계의 1위 기업으로 평가받던 선런(Sunrun)의 시가총액은 현재 20억 달러 정도로 10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선런은 최근 태양광 사업에서 스토리지 사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우드 맥킨지는 제품 출시 이후 최근까지 미국 내 총 테슬라의 태양광 패널인 솔라루프(Solar Roof) 설치 건수가 3000건을 기록했으며, 이는 총 30메가와트(MW)의 전기를 생산하기에도 충분하지 않은 수준으로 추정했다.
참고로, 머스크는 ’매주‘ 1000개의 솔라루프 설치를 목표로 삼고 있었다.
미국의 경제지인 포천지는 지난해 11월 기사에서 2022년 태양광 시장이 성장했지만 테슬라의 전체 태양광 제품 설치는 겨우 1% 증가해 348MW의 용량을 설치하는 데 그쳤으며, 2023년 11월 현재 기준 연간 3분의 1 가까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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