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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은퇴설계] 노후자금 마련 위한 펀드투자 이렇게

  • 기자명 서명수 기자
  • 입력 2024.04.23 02:06
  • 수정 2024.04.23 0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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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 인덱스펀드 수익률, 액티브펀드 능가
수익률 게임서 원숭이가 펀드매니저를 이겨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에는 인덱스펀드가 제격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제공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에는 인덱스펀드가 제격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제공

지난 2008년 미국 증시에서 흥미로운 투자게임이 벌어졌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와 헤지펀드인 프로티즈 파트너스 창립자 테드 세이즈가 10년 후 누구의 투자수익률이 나은지 가리는 게임을 한 것이다.

각각 판돈 32만 달러를 걸고 승자가 지정한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투자대상으로 버핏은 인덱스펀드를, 세이즈는 5개의 헤지펀드를 골랐다.

인덱스 펀드는 힘들게 개별종목을 분석하지 않고, 종합지수에 포함된 종목 전체를 시가총액에 비례해 그냥 사버리는 펀드다. 이 펀드의 핵심은 시장 평균 만큼의 수익률을 얻는 데 있다. 그만큼 펀드매니저가 딱히 운용에 고민할 일은 별로 없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지급되는 보수도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증시판 토끼와 거북이 게임

이와 달리 헤지펀드는 막대한 비용과 우수한 인력을 투입해 시장보다 우수한 성과를 낼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면서 단기 매매를 위주로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 세기의 대결은 발표되자마자 격한 논쟁을 불렀다. 화려한 개인기의 헤지펀드가 인덱스 펀드보다 수익률이 좋을 것이라고 점치는 사람이 많았다.

실제로 초기엔 헤지펀드가 앞서 나갔다. 내기가 시작된 200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미국 증시가 죽을 쑨 해였다. 1년 동안 수익률이 버핏은 마이너스 37%, 세이즈는 마이너스 24%로 세이즈의 손실폭이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버핏은 여유 만만했다.

버핏의 인덱스 펀드는 그 후 몇 년 동안 꾸준히 좋은 실적을 보이며, 내기 5년 차에 접어들자 드디어 프로티즈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결국 2017년 12월 말까지 인덱스 펀드는 연평균 7.1%의 수익률을 올렸다. 세이즈의 헤지펀드는 연평균 2.2%였다. 결국 10년간의 세기의 투자 게임은 버핏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워렌 버핏은 펀드매니저와 원숭이 중 누가 투자를 잘하는지 실험도 했다. 펀드매니저는 수많은 정보를 취합해 과학적인 기법으로 종목을 골랐지만, 원숭이는 다트를 던져 종목을 선정했다. 오랜 기간 수차례에 걸쳐 진행된 실험에서 원숭이는 펀드매니저를 압도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인덱드펀드 예찬론자다. 사진=연합뉴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인덱드펀드 예찬론자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버핏은 투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개인이 종목을 선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시장을 이길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에게 남긴 유언장에서도 기부하고 남는 유산의 90%를 뱅가드 그룹의 인덱스 펀드에 넣으라고 말했다.

버핏의 생각은 세계적인 펀드회사 미국의 회사 뱅가드 그룹 창립자인 존 보글의 생각과 맞닿아 있다. 보글은 인덱스 펀드가 액티브 펀드를 이긴다고 주장하며 일반 투자자는 저비용 인덱스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글은 왜 단순한 인덱스 펀드가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이 운용하는 액티브 펀드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낸다고 믿었을까?

존 보글가 인덱스 펀드를 사랑하는 이유는 이렇다. 액티브 펀드매니저는 시장을 이기기 위해 다양한 전술을 사용한다. 그들은 정교한 리서치와 데이터에 접근해 종목을 선택한다. 또 대규모 애널리스트팀을 고용해 기업과 산업들을 심도있게 연구한다. 일부 펀드는 아이비리그 박사학위, 공인재무분석사(CFA)자격증을 보유한 애널리스트를 채용하기도 한다.

소위 전문가라는 이들은 방대한 정보와 기술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인텍스 펀드는 단순함이 강점이다. 광범위한 시장지수를 반영하는 주식 포트폴리오를 소유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수수료를 제외하고 시장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여러 분석 자료는 인덱스 펀드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액티브 펀드를 능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부 액티브 펀드가 가끔 시장을 이기긴하지만 지속성이 부족하다. 시장을 이기려면 다른 시장 참여자들보다 정보 우위에 있어야 한다.

현실은 그러한 우위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시장은 새로운 정보가 나오면서 빠르게 진화하고, 그 변화를 활용하는 전략이 등장한다. 한해 시장을 이긴 펀드가 그 다음해 성과가 저조한 경우가 많은 건 그래서다.

액티브 펀드 수익 절반, 펀드매니저 몫

설상가상으로 액티브 펀드는 인덱스 펀드보다 상당히 높은 수수료를 부과한다. 액티브 펀드의 경우 운용보수가 연간 1%를 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인넥스 펀드는 0.03% 이하에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수수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순수익률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20살에 투자를 시작한 사람이 매년 8%의 수익률을 얻는다면 그의 50년 뒤 자산은 약 47배 증가할 것이다. 만약 액티브펀드라면 수수료 비용 1.5%를 감안할 때 자산은 약 23배 증가에 그친다. 수익의 절반은 액티브 펀드매니저의 배만 불린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마디로 수익이 나면 펀드가입자와 펀드매니저가 절반씩 나누지만 손실이 나면 가입자가 모두 떠앉는 구조다.

버핏과 보글의 사례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정보나 자금력에서 프로에게 뒤질 수밖에 없는 개인이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가장 합리적인 투자방법은 인덱스 펀드에 꾸준히 장기간 투자하라는 것. 전문가가 운용하는 화려한 액티브펀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이 내거는 과대광고와 수익률 약속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다만 어떤 인덱스 펀드를 고를 것인가 하는 안목은 반드시 길러야 한다. 예컨대 국내 코스피200과 미국 S&P500 등 국내외 여러 인덱스를 놓고 장기 투자성과를 비교 추적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아울러 인덱스 펀드도 한두개에 몰빵하지 말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워낙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데, 주식 처럼 실시간으로 거래가 가능하고 수수료도 저렴하다. 은퇴 자금 마련 투자자들의 선택폭이 매우 넓어졌다. 골라서 투자하는 즐거움이 커진 것이다.

[서명수 ESG경제신문 은퇴 칼럼니스트]

                                      서명수 ESG경제 칼럼니스트
                                      서명수 ESG경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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