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의회 "그린워싱 규제 필요"...조건 충족시 업계 자율적으로
업계, 새로운 그린워싱 방지 자체규제 발표...'27년까지 이행 준비
의회 "업계 자체 규제 주목하지만 EU SFDR 개정시 재검토 할 것"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스위스 연방의회가 금융부문의 그린워싱 규제를 보류하는 대신 업계가 자체 규제 조항을 개발하고 시행하는 것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업계는 이를 반기고 있지만, 의회는 추후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금융 행동계획(Sustainable Finance Action Plan, 이하 SFDR)의 개정에 따라 이같은 결정이 재검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 자체 규정 “주목”하지만 EU의 SFDR 개정 기다려봐야
의회는 지난 19일 성명을 발표하고 스위스 자산운용협회(AMAS), 스위스 은행협회(SBA), 스위스 보험협회(SIA)가 공동으로 채택한 새로운 (금융상품 및 서비스 그린워싱 방지를 위한) 자체 규제 조항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에서 의회는 “이 자체 규제 규정은 곧 발표되고 시행될 예정이며, 2027년 1월 1일까지 이행을 위한 준비 기간이 마련될 예정”이라면서 “이 자체 규제 규정은 연방 정부 입장의 다양한 조건을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규정은 투자의 지속가능한 목표 명료화, 적용되는 지속가능성 접근 방식 설명, 이와 관련된 책임, 제3자 기관에 의한 실행 감사 요건을 구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회는 EU 법에 대한 규정 준수, 지속가능성 목표 및 집행에 대한 참조할 만한 프레임워크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럽 시장이 스위스 금융센터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EU의 SFDR 개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의회는 "현재 시점에서는 금융부문의 그린워싱 방지를 위한 국가 규제 도입을 보류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EU가 SFDR에 대한 잠재적 개정안을 발표하면 스위스 연방 재무부(FDF)가 규제 도입 보류를 재평가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스위스 의회는 지난 5월 성명을 통해 EU와의 협력을 설명하면서 "EU는 스위스의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이기 때문에 EU 단일 시장에 대한 장벽 없는 참여는 스위스의 우선순위"라고 설명한 바 있다. 동시에 "EU의 우선순위는 단일 시장의 무결성이며, 이는 모든 참가자에게 동일한 규칙이 적용되도록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스위스가 EU SFDR 개정에 주목하는 이유다.
ESG Today에 따르면, AMAS의 CEO 아드리안 샤츠만(Adrian Schatzmann)은 "현재 AMAS의 지속 가능성 자체 규제는 투자자, 스위스 자산운용 산업, 전체 스위스 금융 센터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이익이 되는 주요 분야에서 질적 향상을 가져왔다"면서 “이 과정은 연방 정부와 민간 부문 간의 건설적이고 효과적인 대화의 결과"라고 말했다.
2022년부터 시작된 금융업계 그린워싱 규제 논의
스위스 의회는 지난 2022년 12월 금융 상품의 그린워싱 규제 설정을 위한 입장문을 발간하고 이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왔다. 해당 문서에서 의회는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가 지속가능한 특성을 가지고 있거나 지속 가능성 목표를 추구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이러한 묘사가 현실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 금융 부문에서 그린워싱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스위스에는 금융 서비스에 대한 특정 지속가능성 기준이나, 투명성 및 준수에 대한 입법 또는 규제 요구 사항이 없다"고 배경을 밝혔다.
문서에 따르면, 지속가능성 라벨이 부착된 금융 상품은 재무 목표 외에 최소 하나 이상의 특정 지속가능성 목표와 일치하거나 특정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 기여해야 한다. 또한 해당 금융 상품 설명에는 어떤 지속가능성 목표가 적용되었는지 명시해야 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투명성 기준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지속가능한 투자 상품을 제공하는 금융서비스 제공업체가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 방식과 그것이 어떻게 측정되는지 설명하는 등 지속가능성 목표에 대한 정기 보고와 함께 제3자 기관의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의회 입장을 토대로 2023년 10월 FDF는 그린워싱 방지를 위한 금융업계 규제를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발표했지만, 동시에 금융업계가 의회의 입장을 충족하는 ‘자체 규제 방안’을 제시할 경우 규제 도입을 보류하겠다고 덧붙였다.
FDF의 발표에 따라 AMAS, SBA, SIA는 공동 성명을 발표해 조건을 충족하는 자체 규제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문에서 이들은 "자체 규제는 원칙 기반 규제에 비해 그린워싱을 방지하는 더욱 효과적이고 유연한 도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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