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생에너지 기반 크레딧 구매 전년대비 29% 감소
델타항공 등 글로벌 기업들, 자체 배출량 감축 노력 커져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탄소 크레딧을 구매하거나 탄소 감축 사업을 통한 상쇄활동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들이 질이 낮은 정크 크레딧 구매를 꺼리고 자체 배출량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가 24일 보도했다.
재생에너지 기반 탄소 크레딧의 신뢰성 문제 불거져
블룸버그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탄소 크레딧을 통한 기업들의 상쇄 활동은 감소했다. 2년 연속 이어진 감소세다. 특히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와 연계해 발행된 탄소 크레딧에 대한 구매는 전년대비 29%나 감소했다.
재생에너지 기반 탄소 크레딧 구매가 감소한 것은 무결성 논란 때문이다.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 위원회(ICVCM)는 지난 8월 재생에너지 사업에 따라 발급된 탄소 크레딧은 핵심탄소원칙(CCP) 라벨을 획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추가성(additionality)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발급된 탄소 크레딧은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거래되는 전체 크레딧의 32%인 2억 3600만톤에 달했다.
독일 연구기관 외코-인스티튜트(Öko-Institut)의 탄소 시장 전문가 람베르트 슈나이더는 블룸버그에 "수년 동안 과학 보고서는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서 나온 배출권의 신뢰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의문을 제기해왔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많은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기반 탄소 크레딧에 대한 투자와 구매를 줄이고 있는 추세다. 영국의 다국적 항공사 Jet2 Plc의 대변인은 올해 초 재생에너지 기반 탄소 크레딧에 대한 구매를 중단하고 대신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를 사용하여 배출량을 줄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의 방코 브라데스코 은행(Banco Bradesco)은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기반 크레딧을 구매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들은 더 이상 어떤 종류의 크레딧도 구매할 계획이 없거나 구매량을 크게 줄이겠다고 말했다. 델타항공(Delta Airlines)은 지난 수년간 가장 큰 규모의 기업용 탄소 크레딧 구매자 중 하나였지만 이제 저렴한 탄소 상쇄를 중단한 대기업들 중 하나가 됐다.
구글과 이지젯(EasyJet Plc)도 재생에너지 기반 탄소 크레딧 구매를 축소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전략을 변경해 더 많은 비용을 들여 자체적인 배출량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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