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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법원, 석탄발전소 건설 국민 건강권 침해 판결

  • 기자명 김연지 기자
  • 입력 2024.12.06 12:47
  • 수정 2024.12.06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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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승인 불법...미래세대 권리 고려 안 해
화석연료로 더 많은 전기 생산하면, 국민들의 건강권 침해
재생에너지로의 "공격적" 전환, 이번 판결로 탄력받을 것

석탄 취소(Cancel Coal) 운동에 참여한 남아공 청소년의 모습. 사진= 환경권 센터(CER) 공식 홈페이지
석탄 취소(Cancel Coal) 운동에 참여한 남아공 청소년의 모습. 사진= 환경권 센터(CER) 공식 홈페이지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고등법원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결정이 국민들의 건강권을 침해한다고 판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북가우텡 남아공 고등법원(The North Gauteng High Court)은 지난 4일 남아공 정부가 승인한 1500MW 규모의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에 대해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권리 침해와 피해에 대한 충분한 협의와 고려가 없었으므로 불법적이고 무효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석탄 취소 소송(Cancel Coal case)'으로 불린 이번 소송은 청소년 주도의 아프리카 기후연맹(ACA), 지역사회 기반의 환경 정의 운동(VEM), 그리고 환경권 센터(CER) 등 3개의 시민 사회 단체가 만타셰 전 광물자원에너지부 장관과 남아공 국립에너지규제기관(NERSA),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이들 단체는 광물자원에너지부가 2020년 승인한 신규 석탄 발전소 건설과 2019년 발표된 남아공의 통합자원계획(Integrated Resource Plan, IRP) 중 신규 석탄 발전을 규정한 부분이 불법적이고 무효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승인과 IRP 수립과정에서 피고들이 석탄 연소에 인한 아동들의 건강 악화과 환경 피해를 충분히 고려했는지 알수없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피고들이 석탄 발전소 건설 결정을 내릴 때 아동과 미래 세대의 권리를 충분히 고려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남아공 헌법 제28조에 정의된 바와 같이 아동의 최선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헌법적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원은 또한 G20 주요경제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탄소 집약도를 기록하고 있는 남아공이 가장 더러운 화석 연료(석탄)로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려는 계획이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다고 언급했다.

석탄 의존도 80% 남아공, 재생에너지 전환 탄력받을까

글로벌 기후 감시 기관 기후 투명성(Climate Transparency)의 연구에 따르면, 남아공의 국영 전력 회사인 에스콤(Eskom)은 대부분의 전력을 석탄 화력 발전소에 의존한다. 남아공은 전체 전력 생산의 약 80%를 석탄 발전이 차지하고 있는 전세계 상위 15개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영국, 프랑스보다 더 많은 배출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남아공은 지난 7월 “공격적"인 속도로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물자원에너지부에 포함돼 있던 에너지부를 분리해 기존 전기부와 통일하기도 했다. 남아공의 전기에너지부 장관 크고시엔초 라목고파는 직접 나서 재생에너지 투자를 독려하기도 했다.

크고시엔초 라목고파 장관은 지난 7월 기자회견을 열고 “재생 에너지에 대해 매우 공격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며 “향후 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더불어 투자자들에게 "우리가 그 길을 가고자 한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아공 재무부는 부유국들과 맺은 기후금융 협정을 통해 올해만 최대 24억 달러의 에너지 전환 자금이 남아공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남아공은 지난 2021년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 ▲영국 등 9개국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파트너십(Just Energy Transition Partnership, 이하 JETP)을 체결했다. 남아공은 JETP를 통해 보조금, 대출, 보증의 형태로 93억 달러의 지원을 약속받았다. 지원금은 전체 전력 석탄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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