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솔루션 발표, 2위 LG화학...롯데케미칼, GS칼텍스, S-Oil 뒤이어
국제기준 부합하는 곳 없어... "기업 감축 전략 구체적인 실행력 갖춰야”

[ESG경제신문=김현경 기자] 국내 5대 석유화학·정유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평가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이 1위를 차지했다고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이 밝혔다. 이어 2위 LG화학, 3위 롯데케미칼, 4위 GS칼텍스, 5위 S-Oil이 차지했다.
그러나 기후솔루션은 5대 기업 중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곳은 아직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평가한 결과 "5대 기업 모두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기술적 투자가 부족해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기후솔루션은 16일 ‘멈춰선 탄소중립: 한국 석유화학기업의 길 잃은 약속’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석유화학 및 정유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환산 약 6820만 톤으로, 2022년 기준 국내 전체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국내 5대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온실가스 저감 계획 ▲에너지 전환 관련 투자 ▲전과정 평가 전략(LCA) ▲탄소배출권 확보 전략 ▲ISCC 인증서 확보 등 6개의 국제기준으로 평가했다. ISCC(International Sustainability & Carbon Certification)는 국제적인 지속가능성 및 탄소 인증 제도로, 석유화학 원료 발생처부터 제품 생산 후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공급망을 평가한 바이오연료, 재활용 열분해유 등에 인증을 부여한다.

평가 결과 30점 만점 중 SK이노베이션이 24점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LG화학(22점), 롯데케미칼(19점), GS칼텍스(16점), S-Oil(13점)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1위 SK이노베이션에 대해 "탄소배출권 확보와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즉 스코프3 배출량 관리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2위 LG화학은 "스코프3 배출량 관리와 ISCC 인증서 등 확보 전략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1위를 받은 SK이노베이션도 "전반적인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실행 및 대응 전략이 미흡하며 국제 기준에 비하면 상당히 뒤쳐지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2위 LG화학은 "전 과정 평가(LCA)와 공급망 전반에 대한 구체적 관리 전략이 미흡"했다고 분석했다.
3,4위의 롯데케미칼과 GS칼텍스는 "온실가스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전환 투자와 스코프3 배출량 관리 전략이 미흡했다"고 분석했다. 5위 S-Oil의 경우 "감축 계획이 매우 제한적이며, 스코프3 배출량 산정과 LCA 전략이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내 석유화학 및 정유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감축 목표와 단계적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기 크래커 기술, 재생에너지 전환 등 혁신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와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실질적인 감축 방안을 마련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춘 스코프1,2,3 배출량 공시와 LCA 기반 관리 전략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상할당량 실제 배출량 초과... 기업 감축 요인 저해
보고서는 특히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높은 무상할당 비율을 지적하며, 유상할당 확대를 통해 기업의 감축 요인을 제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SK에너지와 LG화학, 롯데케미칼은 배출량 대비 배출권 할당량이 각각 101%, 111%, 112%를 보이며 무상할당량이 실제 배출량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GS칼텍스와 S-Oil도 90% 이상의 무상할당 비율을 보였다.

기후솔루션 노진선 연구원은 “국내 석유화학 및 정유 기업들의 감축 전략은 선언적 수준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며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과 더불어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이는 기후위기 대응과 국가 경제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