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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국제 플라스틱 협약 결국 없었다…내년 추가 협상

  • 기자명 김연지 기자
  • 입력 2024.12.02 11:22
  • 수정 2024.12.02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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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등 산유국, 플라스틱 생산 규제 극구 거부...협약 성안 불발
생산 규제 여부, 제품과 우려화학물질 규제, 재원 마련 방식에서 대립
韓, 부산으로 가는 다리·글로벌 감축목표 지지성명 불참...소극적 참여 비판

1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 중인 플라스틱 오염 종식 국제협약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사진=연합
1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 중인 플라스틱 오염 종식 국제협약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사진=연합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플라스틱 오염 대응 국제협약을 성안하기 위한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가 성과 없이 막을 내렸다. 회원국들은 추가 협상회의(INC-5.2)를 개최하고 협상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외교부는 2일 성명을 통해 “주요 협상 쟁점에 대한 국가들간의 이견을 좁히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전개되었으나, 협약 성안에 이르지는 못했다”며 “특히 플라스틱의 생산 규제 여부, 제품과 우려화학물질 규제 방안, 재원 마련 방식 등에서 국가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플라스틱 제품 디자인 ▲폐기물 관리 ▲협약의 이행과 효과성 제고 방안 등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협상을 이끈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의장은 부산에서 이루어진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5차 중재안을 제안하였으며, 회원국들은 이를 기반으로 2025년 추가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로이터, 블룸버그 등 다수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산유국은  플라스틱 생산 규제를 극구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협약에 생산 규제 조항을 포함하는 것을 '레드라인'(한계선)으로 규정하고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러시아는 모든 국가가 수용할 수 있는 조항에 집중하자는 논리를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플라스틱 오염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겪고 있는 도서국은 생산 감축 목표를 포함한 강력한 협약을 지지했다. 블룸버그는 도서국 외에도 협상에 참여한 대다수 회원국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약을 지지하고 유해화학 물질을 규제하고, 생산과 소비를 제한하고, 일회용 제품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도록 촉구했다고 전했다. 

INC-5의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의장은 "일부 문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은 고무적이지만, 소수의 쟁점이 완전한 합의를 이루는 것을 막고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쟁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개최국 한국, INC-5 성공적 협상에 기여 부족했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는 개최국으로서 한국의 국제적 리더십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기후 싱크탱크 기후솔루션은 “협상 진행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주도적으로 명확하고 야심 찬 의견을 제시하지 못했고, 현장서 인터넷 문제나 옵저버 자리 부족 등 기본적인 운영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면서 “무엇보다 한국 정부는 플라스틱 생산 감축 목표와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폐기물 관리와 재활용에만 초점을 맞춘 소극적인 태도를 지속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 정부는 INC-5를 앞두고 도서 국가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주도한 협약에서 1차 폴리머를 규제해야 한다는 '부산으로 가는 다리(Bridge to Busan)' 선언에 참여하지 않았고, 협상 4일 차인 11월 28일 파나마를 주축으로 100여 개국이 참여한 글로벌 감축 목표 지지 성명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11월 30일 협상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플라스틱 생산을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감축하는 조항을 포함해야 한다는 개최국 연합(Host Country Alliance, HCA+) 성명서에 동참했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이번 INC5회의에서 한국 정부는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는 우호국 연합(High Ambition Coalition, HAC)의 소속 국가이자 협상회의 개최국”이었다면서 “그만큼 많은 영향력을 가졌던 한국 정부는 그간 언론을 통해 언급한 것과 달리, 생산 감축을 포함한 강력한 협약을 위한 적극 행보를 일체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다음 회의에서 협약이 본래의 의미를 상실하지 않고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성안되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정부간협상위원회에는 전 세계 178개국 유엔회원국 정부대표단과 31개 국제기구, 산업계·시민단체·학계 등 이해관계자, 부산시 관계자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태열 외교부장관과 김완섭 환경부장관을 각각 수석 대표 및 교체 수석대표로 하고, 외교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관계관으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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