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독립이사 선임 등 이사회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 주문
“본업과 무관한 관계사들 모두 정리하고 비핵심자산 매각해 빚 갚아야”
"이마트 지분 인수, 12조원 순차입금 반영한 기업가치 평가방식으로"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최근 이명희 총괄회장의 이마트 지분 10%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 대해 "책임경영을 하려면 등기이사로 주주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5일 논평을 통해 "그간 정 회장은 등기이사가 아니어서 경영 실패, 차입금 누적 등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보수는 많이 받는 등 책임있는 경영자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며 오는 3월 주총에서 주주 승인을 받아 등기이사로 취임하라고 제안했다.
포럼은 또 "신세계그룹 모든 관계사에서 컨슈머, 전략, 금융, 거버넌스와 무관한 국세청, 감사원, 검찰, 김앤장 등 권력기관 출신의 권위주의 시대에나 어울릴 법한 사외이사들로 이사회가 구성된다"며 "컨슈머, 리테일, IT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주주를 위해 일하는 ‘독립이사’를 선임하는 등 이사회를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라"고 주문했다.
포럼은 이어 "이마트 이사회는 수년간 이어진 대규모 주주 손실과 악화되는 경영실적을 고려해 정 회장과 아버지 정재은 명예회장, 어머니 이명희 총괄회장에 대한 급여 및 상여금 지급이 적절한지 선관주의 입장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반기보고서에 명기된 정 회장에 대한 7억원 상여금 지급이 적절한지 확인이 필요하고, 정 명예회장과 이 총괄회장이 ‘상근’하지 않는다면 각각 9억원 보수 지급이 적절한지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한채양 대표의 보수 6억원보다 50% 많다.
포럼은 또 "이마트는 지난 수년간 많은 M&A를 수조원의 차입금 조달로 체결시켰다. 미국 와이너리 등 본업과 무관한 딜도 많았고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같이 성급한 마음에 나쁜 조건으로 고가에 인수하기도 했다"고 지적하고 본업과 무관한 관계사들은 모두 정리하는 자산 매각을 통해 차입금 축소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포럼은 아울러 "미흡하지만 문제점을 솔직히 인정하는 의미있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한 만큼, 이마트 이사회는 자본비용(주주입장에서는 요구수익률)을 인식하고 성장, 주주환원 등 자본배치하는 원칙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대표이사를 포함해 임직원 보상에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U) 같은 보상을 도입하고 주주, 이사회와 얼라인먼트(정렬) 만들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10일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를 2140억원에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가는 주당 7만6800원으로 전일 종가 6만4000원 대비 20% 높게 책정했다. 이번 거래가 3월 중순 마무리되면 정 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19%에서 29%로 늘어난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이 이마트 최대 주주로서 성과주의에 입각한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고,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의식과 자신감을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럼은 이와 관련, 정 회장의 이마트 지분인수는 12조원 순차입금을 반영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으로 접근해야한다며 "인수가는 주당 7만6800원(PBR 기준 0.2배)이지만 실질적으로 차입금까지 부담하는 것(debt assumption)이므로 정확한 인수가는 기업가치 기준 대략 14조원 또는 주당 51만원"이라고 지적했다. 매매가 10억원 아파트를 사는데 내 돈(Equity) 1억3000만원만 지불하고 나머지 8억7000만원은 은행에서 빌린(Debt) 셈이라 9억 가까운 빚은 결국 갚아야 한다는 저적이다.
"지난 5년간 이마트 주가는 46%, 10년간 70% 폭락"
거버넌스포럼은 이어 올해 정 회장의 신년사 영상을 보면 ‘본업 경쟁력’과 ‘혁신 DNA’를 강조하고 있지만 빚 청산과 거버넌스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포럼에 따르면 정 회장이 지난해 3월 8일 그룹 회장에 취임한 후 이마트 주가는 9% 하락했다. 총차입금 14조2000억원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 2조1000억원을 뺀 순차입금은 12조1000억원으로 9개월 사이에 1조원 가량 불어났다. 지난 5년간 이마트 주가는 46%, 10년간 70% 폭락했다.
정 회장의 방만한 경영, 차입에 의존한 M&A 실패, 쿠팡 등 이커머스 대응 전략 부재 등에 기인한 것으로, 인력 구조조정이나 대표이사 교체, 비용 절감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심각한 재무상태표 문제라는 것이 포럼의 분석이다.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빚이 많은 기업은 금융부채 상환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주가 상승이 불가능하다"며 "기업가치 중 금융부채 87%, 시총 13%(1조8000억원) 구조는 시장이 이마트 재무상태 및 현금흐름을 매우 걱정한다는 의미이고, 7배의 순차입금/시총 배수는 비정상적이고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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