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사브(SSAB), 2022~23년 재생에너지 비중 19%
볼보·벤츠 등 주요 완성차 기업, 친환경 철강 사용 계획 발표
기후단체 "현대차그룹, 경쟁사 대비 탈탄소 전환 계획 뒤처져"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에 핵심 소재인 철강을 공급하는 계열사 현대제철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이 경쟁 철강업체들에 비해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제철로부터 철강제품을 공급 받는 현대차그룹의 탈탄소 경쟁력도 주요 완성차 기업에 뒤진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덩달아 나왔다.
글로벌 기후단체 액션스픽스라우더(ASL), 환경운동연합, 빅웨이브 등 국내외 기후환경단체들은 10일 ‘2025 서울모빌리티쇼’가 열리고 있는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그룹이 석탄으로 만들어진 철강 사용을 중단하고 녹색철강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경쟁사들과 비교해 현대차그룹이 친환경 전환에서 얼마나 부진한지 보여주기 위한 디지털 시민 캠페인 ‘스틸 랠리(Steel Rally)’를 진행해 4주 만에 7만 5000여 명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고 강조하며, 시민들도 현대차 그룹이 진정으로 친환경 자동차 메이커로서의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ASL 그린철강선임 김기남 변호사는 “현대제철의 2022~2023년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0%로, 글로벌 최하위 수준이다. 세계 3위 자동차 판매기업으로서 이 같은 수치는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현대차의 미래차는 미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ASL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현대제철의 소비 전력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0%로 경쟁업체인 ▲스웨덴 철강기업 사브(SSAB) 19% ▲미국 철강기업 클리블랜드 클리프 2.9% ▲포스코 홀딩스 0.002%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현재 철강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제조 과정에서 많은 철강을 사용하는)자동차 산업의 에너지 전환이 시급하다”면서 “현대차그룹은 이런 전환에서 매우 느리지만, 볼보, 벤츠 등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이미 친환경 철강 사용 계획을 발표하며 탈탄소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자동차는 약 65% 철강으로 구성돼 있으며, 철강 산업의 주요 소비자는 자동차 산업이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탈탄소 무역정책이 본격 도입되면 석탄철강 의존 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빅웨이브 선이은 활동가는 “유럽의 CBAM과 같은 통상 정책이 본격화되면 탄소 고배출 제품은 높은 관세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게 된다”면서 “탄소배출권 무상할당에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근본적으로 무탄소 에너지로 전환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충남환경운동연합 황성렬 상임대표는 “최근 현대차의 미국 투자 결정은 무역장벽 해소를 위한 시장 전략에 그쳐서는 안 되며, 국내외 균형있는 투자로 국내 일자리를 보존하면서도, 동시에 그린철강 등 에너지 전환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정책이 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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