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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항공사 탄소배출 무상할당 폐지 수순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2.12.12 12:42
  • 수정 2022.12.12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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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혜택 2026년까지 단계적 폐지...화석연료 감축 압박
바이오 항공연료 쓰는 항공사에는 탄소배출권 무상 제공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본사.  회원국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EPA= 연합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본사. 회원국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EPA= 연합

[ESG경제=이진원 기자] 유럽연합(EU)이 항공사들의 탄소 배출량 감축을 압박하기 위해 항공사에 탄소배출 비용 부담을 늘리는 법안에 7일(현지시간) 합의했다. 

지금까지 ‘유럽 탄소배출권 거래제(ETS)’를 통해 유럽 ​​내 항공편 82%에 탄소 ‘배출허용권(permits)’을 무상 제공해줬으나, 무상 제공분을 2024년 지금보다 25%, 2025년 50% 줄이고, 2026년에는 아예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1년 빠른 것이다. 탄소 배출에 대한 비용부담을 늘려 화석연료인 항공유에 대한 항공업계 의존도를 낮추도록 압박하겠다는 목적이다. 항공기에 사용되는 항공유는 등유(kerosene)를 가공해서 만들어 탄소배출량이 많다. 

EU는 늘어난 부담을 경감하고자 바이오 연료인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를 쓰는 항공사에게 2024~2030년 탄소배출허용권 2000만 개를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SAF는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가 아닌 폐식용유·생활폐기물·산업부생가스 등 대체 원료로 생산된 항공유를 말한다. 순카나 글라박(Suncana Glavak) 유럽의회 수석협상가는 “친환경 전환을 도모하는 항공사들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EU, 모든 항공편에 ETS 확대 적용키로

EU는 지금까지 유럽 경제블록인 유럽경제지역(European Economic Area, EEA) 안팎으로 비행하는 항공편에 대해 ETS보다 부담이 훨씬 덜한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 CORSIA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새 합의에 따라  CORSIA가 2026년 7월 1일까지 글로벌 항공사들의 탄소 배출 감축에 효과가 있는지 본 뒤 결과가 부정적이면 EEA 내 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에 ETS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CORSIA의 적용을 받지 않는 국가로 향하는 항공편에도 2027년부터는 ETS를 적용하기로 했다.

CORSIA는 국제항공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초과해 배출하는 항공사는 탄소시장에서 배출권을 구매하여 상쇄하도록 하는 제도로 2021년 시행됐다. EEA에서 출발하는 장거리 국제 항공편이 전체 항공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 정도지만 전체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배출량의 절반을 점한다.

항공업계와 환경단체 모두 반발

EU의 새 계획에 대해 항공업계와 환경단체 모두 실망감을 드러냈다.

유럽 항공업계 단체인 유럽항공(Airlines for Europe)은 성명서를 통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EU 회원국들은 국제 항공편이 이미 CORSIA를 도입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규제를 받는다는 이유를 들며 ETS를 국제 항공편으로 확대·적용하는 데 대해 강력히 반대해 왔다. 

이번 EU의 합의가 이뤄지기 어려울 걸로 예상한 배경이기도 하다. 10년 전인 2012년에도 국제 항공편에 탄소세를 부과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ICAO 회원국의 반발에 직면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은 유럽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Airbus)에 낸 항공기 구매 주문을 취소하겠다고 으름짱을 놓기도 했다.

환경단체들 역시 ETS가 장거리 국제 항공편에 적용되는 시기가 너무 늦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유럽 친환경 NGO인 T&E(Transport & Environment)의 조 다덴 국장은 “일반 유럽 항공사들이 장거리 항공사들에 비해서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부담을 훨씬 더 많이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합의에 따라 항공사들은 2025년부터 질소산화물과 그을음 입자를 포함한 다른 오염물질을 보고해야 한다. EU는 2028년 이러한 배출량을 탄소시장에 추가할 것을 제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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