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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유럽까지...물 부족 사태로 세계 곳곳 신음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3.06.07 11:54
  • 수정 2023.06.0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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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지역 중심으로 물 부족 사태 확산
중남미, 수십 년래 최악 가뭄...아르헨 대두 생산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는 물 부족 사태로 시위
세계 20억~30억, 매년 한 달 이상 물 부족 우려

4월 1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북쪽으로 약 100km(62마일) 떨어진 사우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고 말라버려 갈라진 호수 바닥 위에 잡초 한포기가 애처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AP=연합
4월 1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북쪽으로 약 100km(62마일) 떨어진 사우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고 말라버려 갈라진 호수 바닥 위에 잡초 한포기가 애처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AP=연합

[ESG경제=이진원 기자]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중남미 지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곳곳이 기후변화가 일으킨 가뭄과 물 부족으로 신음하고 있다. 수자원 부족 사태는 생산성 악화와 일자리 감소로 경제활동을 위축시켜 지구촌 차원의 공동 대처가 요구된다.

애리조나와 유타 주 등 미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이로 인해 산불이 자주 발생한다. 강과 호수의 수위가 낮아지는 애리조나의 경우 피닉스 등 일부 지역에서 거주용 부동산 건설 제한 조치를 가동했다.

유타에선 미시시피 서쪽 최대 호수인 ‘그레이트솔트 호수(Great Salt Lake)’의 수자원이 70% 이상 사라졌다. 일각에서는 지금과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5년 안에 호수 자체가 아예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대로 된다면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는 물론이고 호수에 의존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자리도 수천 개 사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워싱턴포스트는 4일(현지시간) “기후변화로 미국의 서부 지역이 메말라 가면서 기초 수자원이 최악의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중남미, 2019년 이후 최악 가뭄

중남미 지역도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가뭄관측소(Global Drought Observatory)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이 지역의 가뭄 상태는 최근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악화됐다.

가뭄은 이 지역 농작물 수확량뿐만 아니라 경제와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3월 말부터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북부, 파타고니아 남부 지역에 평년보다 고온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강우량은 충분치 않아 농작물 수확량이 줄었다.

아르헨티나의 올해 대두 생산량은 이전 5년 평균보다 44% 감소하고, 콩 수확량은 1988~198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가뭄으로 인해 올해 아르헨티나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이미 3%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유럽 지역 28%, 가뭄 경고등 

유럽의 물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봄철 기록적인 기온 현상과 겨울철 유례없던 폭염으로 유럽 하천의 수량이 줄고 스키장은 개장조차 제대로 못할 정도다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를 비롯한 지중해 국가의 저수지는 최근 몇 주 사이 여름철 폭염 시 수위까지 떨어지면서 농업 생산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는 물 부족으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유럽 지역의 물 부족 사태는 여름철이 되어 기온이 더욱 올라가면 한층 심각해질 전망이다.

오스트리아 그라츠 대학교 연구진이 연초 위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유럽의 가뭄이 예상 수준보다 훨씬 큰 규모로 유럽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은 작년에도 이미 사상 가장 더운 여름을 보내면서 500년래 최악의 가뭄을 겪었는데 올해는 이보다 피해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가뭄관측소(European Drought Observatory) 역시 최신 자료를 통해 27개 유럽연합(EU) 국가 지역의 28.3%가 가뭄 ‘경고(warning)’ 단계에 있고, 9.3%는 가뭄 ‘주의(alert)’ 단계에 처해있다고 분석했다. 경고는 주의보다 한 단계 더 수위가 높다.

유럽가뭄관측소의 ‘통합 가뭄 지수(Combined Drought Indicator)' 분포도. / 출처: 유럽가뭄관측소 홈페이지
유럽가뭄관측소의 ‘통합 가뭄 지수(Combined Drought Indicator)' 분포도. / 출처: 유럽가뭄관측소 홈페이지

 "2050년 지구촌 17억~24억명 물 부족으로 고통" 유엔 전망 

이러한 불 부족 사태가 비단 한두 나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 해결 과제라는 사실은 유엔 보고서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유네스코는 3월 22일 미 뉴욕에서 열린 ‘유엔 2023 물 콘퍼런스(UN 2023 Water Conference)’에서 보고서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20억 명, 즉 전 세계 인구의 26%가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36억 명(46%)은 안전하게 관리되는 위생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다.

또 20억에서 30억 명의 인구가 매년 최소 한 달 이상 물 부족을 겪으면서 특히 식량 안보와 전기 공급 차질 등으로 인해 생계와 생활에 심각한 위험을 겪고 있었다. 보고서는 “물 부족에 직면한 전 세계 도시 인구는 2016년 9억3000만 명에서 2050년 17억~24억 명으로 두 배로 급증할 "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극심하고 기간이 긴 가뭄 발생이 잦아지면서 생태계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는 동식물 모두에게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당시 “미래 세대를 위해 이 귀중한 물 자원을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해서 세계가 협력해야 한다”면서 “지구촌 수자원을 현명하게 관리하고 보존하려면 정부, 기업, 과학자, 시민사회, 원주민 커뮤니티를 포함한 지역 사회가 함께 모여 구체적인 해결책을 설계하고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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