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온실가스 50% 줄인 '지속 가능 항공유'에 세액공제
美, 항공유 절반 韓서 수입…한국, 작년 38억 달러 수출

[ESG경제=김강국 기자] 미국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과 항공산업 혁신의 차원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지속가능 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에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미국에 항공유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한국 정유업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와 국세청(IRS)는 15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해 ’지속가능 항공유‘에 지급하는 세액공제 관련 세부 지침을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이번 조치를 위해 환경보호청(EPA), 교통부(DOT), 농무부(USDA), 에너지부(DOE) 등과 협력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IRA의 적용 대상이 된 SAF는 화석연료가 아닌 바이오매스·셀룰로스·에탄올 등으로 만든 항공유다. 기존 항공유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므로 갇혀 있던 탄소를 배출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양을 늘리는 반면, SAF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를 흡수한 식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전체 생산 주기 동안 탄소 발자국이 더 낮게 된다.
IRA는 올해부터 미국에서 SAF를 생산하거나 사용·판매하는 납세자에게 세액공제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세액공제 금액은 제품의 생애주기 동안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석유로 만든 기존 항공유에 비해 50% 이상 줄인 SAF 1갤런당 1.25∼1.75달러 규모다. 온실가스를 50% 줄이면 1갤런당 1.25달러를 보조금으로 주고, 50%를 초과하는 감축량은 1%포인트마다 0.01달러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IRA는 기후변화 대응, 의료비 지원, 법인세 인상 등을 골자로 한 미국의 법으로 급등한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2022년 8월 16일 발효됐다.

SAF 1갤런당 1.25~1.75달 세액공제…SAF, 일반 항공유보다 2~3배 비싸
SAF는 일반 항공유보다 가격이 2∼3배는 비싸 SAF 시장을 확대하려면 보조금이 필요하다고 항공업계는 주장해왔다. 실제로 SAF 가격은 일반 등유보다 최대 6배 더 비싸며, 이 때문에 SAF는 현재 기존 항공유와 혼합해 사용되고 그 양도 전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항공 연료의 0.1% 미만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장애물을 제거하기 조치로서, SAF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은 저탄소 연료의 생산을 늘리고 항공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니퍼 글랜홀름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SAF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저탄소 연료를 제공하여 더 깨끗한 하늘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공산업은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를 차지하지만, 자동차와 달리 화석연료를 전기로 대체하기 어렵다. 게다가 미국이 수입하는 항공유의 절반가량이 한국산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2022년 하루 평균 12만 배럴의 항공유를 수입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을 조금 넘는 하루 평균 6만4,000 배럴을 한국에서 수입했다.
한국은 작년 미국에 38억달러(약 5조원) 상당의 항공유를 수출했다. 미국의 이번 SAF 보조금 정책으로 앞으로 한국 정유업계도 수출 경쟁력 유지 차원에서 SAF 생산체제로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 정부는 ’재생가능 연료 표준(RFS)‘에 따라 환경보호청이 승인한 셀룰로오스 디젤 등 다양한 연료가 SAF로 인정받을 수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량의 59% 이상을 줄이는 연료는 자격을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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