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유 생산 1위 인도네시아 자국 수요 확보 우선
국내 바이오연료 주원료로 "확보 어려워질 전망"

[ESG경제=김현경 기자] 세계 팜유 생산 1위국인 인도네시아는 최근 팜유 혼합 바이오항공유(지속가능항공유, SAF)로 첫 상업적 비행에 성공하며 팜유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팜유 가격 상승 전망과 더불어 팜유 생산의 지속가능성이 문제되는 만큼, 바이오연료 확대를 위해 국내에서 독자적인 원료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항공업계 탄소 배출량 절감을 위한 지속가능항공유(SA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27일 인도네시아의 국영항공사 가루다 항공이 팜유 혼합 항공유를 사용하여 첫 상업적 비행에 성공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자동차 연료인 바이오디젤의 팜유 혼합 비율을 2020년에 30%(B30)로 의무화했고 올해에는 그 비율을 40%(B40)까지 올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에다가 항공업계까지 팜유를 혼합한 바이오항공유를 사용하면서 팜유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팜유 생산 지속가능성 의문... EU, 미국은 수입 금지 조치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팜유 생산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 유럽연합(EU)은 팜유를 포함한 산림 훼손 농산물의 수입을 금지하는 규정을 작년 채택했고, 2030년까지 바이오디젤 원료에서 팜유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은 강제 노동과 학대 등 팜 생산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이유로 말레이시아의 세계 최대 팜유 생산업체 ‘사임다비(Sime Darby)’에 대해 수입제한 조치를 부과한 바 있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는 자국의 팜유 생산과 소비 증진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국가의 가장 핵심적인 주력 산업이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의하면 인도네시아는 세계 팜유 생산 1위국으로서 전체 국토의 약 7.7%를 팜유 농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연간 전체 수출액의 13%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그러나 팜 농장 개간을 위한 산림 벌채와 열대 우림 파괴, 생물 다양성 감소, 원주민 공동체 파괴와 생산 노동자 착취 등 팜유 생산과 관련된 지속가능성 문제가 계속 제기되어 왔다.

수입산 팜유, 국내 바이오연료의 주원료... 대체재 필요성 제기
국내에서도 바이오연료 보급 확대에 따라 팜유 수입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그렇지만 팜유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면서 수입산 팜유에 대한 인식 변화와 대체 에너지원 마련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1년 공익법센터 어필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바이오디젤의 원료로 알려진 폐식용유의 활용 비율이 낮아지며 국내 바이오연료 생산의 원료는 대부분 수입 팜유와 팜 부산물이다.
이에 바이오연료 생산이 증가하며 필요한 팜유와 팜 부산물의 양은 '14년 27만 4,200톤에서 '20년 64만 4,000톤으로 늘었다. 더불어 국내 바이오디젤 생산 과정에 있어 팜유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원료 비율 중 '09년도 43.2%, '20년도 63.5%를 기록하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
양소망 기후솔루션 바이오에너지팀 팀장은 “바이오연료를 환경적 비용이 없는 신재생에너지로 보면 안 된다”며 팜유 수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팀장은 또한 “국내 수입 팜유 확보는 계속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지속가능항공유 확산에 있어 팜유 혼합 항공유 사용이라는 인도네시아의 결정을 우리나라가 그대로 따라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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