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ESG경제 포럼] ESG 공급망 실사 대응 "국가 차원 데이터 관리 허브 구축해야"

  • 기자명 박가영 기자
  • 입력 2023.11.03 17:52
  • 수정 2023.11.06 00:57
  • 댓글 0

SNS 기사보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종철 성현회계 센터장, '공급망 공시 대응' 주제 발표
복잡한 데이터 관리... 데이터 허브 만들어야
정부와 기업 등 당사자들의 체계적인 대응 필요

ESG경제 3주년 기념 포럼에서 발제하고 있는 정종철 BDO성현회계법인 ESG 센터장 사진=ESG경제
ESG경제 3주년 기념 포럼에서 발제하고 있는 정종철 BDO성현회계법인 ESG 센터장 사진=ESG경제

[ESG경제=박가영 기자] 국내 기업들이 ESG 공급망 실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손잡은 ESG 데이터 허브 구축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SG 공급망 실사는 기업들이 전후방 공급망의 협력업체들에 대해 ESG 실천 사항을 조사하고, 지속가능성 측면에서의 적합성을 평가하는 과정을 말한다.

정종철 BDO성현회계법인 ESG센터장은 1일 열린 ESG경제 창간 3주년 기념 <ESG경제 포럼>에서 '공급망 공시와 중견ㆍ중소 기업의 대응' 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국내 기업 ESG 데이터 신뢰도 낮아

정 센터장은 “한 대기업이 완제품을 생산할 때에는 관련된 공급망 내 협력업체가 매우 많고, 스코프 3에서는 이처럼 수많은 기업들의 탄소배출량까지 계산해야 한다"며 "모 기업의 부사장 A씨는 1차 협력업체만 2000여 개에 달한다고 했다"고 기업의 애로를 전했다.

현재 ISSB는 스코프 3 공시를 1년 유예한 상태이다. 유예가 끝난 뒤에는 중소기업이 직접적인 IFRS S2 도입을 하지 않더라도 협력업체와 관계사,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 및 관리를 요구받게 된다.

정 센터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데이터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스코프 3 탄소배출량이 2022년 기준 1억 500만 톤으로 보고되어 있지만, 이 숫자는 현대차가 자사의 협력사 탄소배출량을 모두 실측한 것이 아니라 공식을 이용해 추산된 숫자" 라며 "실제로 측정한 비율이 없으면 이 숫자는 그냥 '추정'을 한 것밖에 안되고,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의 신뢰성이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 센터장은 "최소한 100여 개의 공급망 기업이라도 실측을 해보아야 한다"며 "그렇게 실측을 통해 나온 값이 추정을 통해 나온 값과 별 차이가 없다면 데이터의 신뢰성이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실측 자료 없이 추정치만 공시하고 있어 신뢰성이 떨어지는 편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해외 자금 조달이나 수출에 있어서 경쟁력 저하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센터장은 은행들의 상황도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기관의 영업 활동으로 인한 금융배출량을 산정하기 위한 탄소회계금융(PCAF)의 기준에 따라 금융배출량을 측정하려면 은행들은 대출을 제공하거나 투자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 센터장은 "실제로는 대출을 받아가면서 실측 탄소배출량을 가져오는 기업은 거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은행이 측정한 금융배출량은 국제적으로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기 데이터 관리도 문제

정 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의 데이터 관리 수준도 지적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은 (역설적으로) 놀라운 수준의 데이터 관리 능력을 보여준다"며 "예를 들어 데이터 담당자가 10여개의 계열사에게 데이터 엑셀 파일을 보낸다고 하면, 탄소 배출량을 손으로 체크해서 계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탄소 배출량을 취합하다가 합계가 틀리기도 하고, 재무제표상의 금액과 ESG 보고서 상의 금액이 서로 다르게 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며 “이런 식으로 데이터를 관리하다보니 평가 기관들이 질의를 했을 때도 완전하지 않은 데이터를 가지고 답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해결책은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데이터 허브 조성

정 센터장은 앞서 언급한 문제들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국가적 차원의 데이터 허브를 제시했다. 정부 차원에서 데이터 허브를 마련해 그곳에 기관 및 기업들의 탄소배출량 등 ESG 정보를 입력해 공시하도록 하면 데이터를 여러 번 보낼 필요가 없어진다.

정 센터장은 “만약 우리가 간접 배출량 스코프 2를 계산하려 한다면 한국전력의 ESG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민간 기업들이 그런 데이터를 수집하기에는 한계가 따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데이터 허브를 열어 관련 데이터를 넣어두면 중소기업들도 인증받은 데이터들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협력 업체들도 데이터 허브에 정보를 쉽게 입력할 수 있게 되면 원청업체에서도 원하는 정보만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데이터 허브, 중소기업 ESG공시 시스템이 존재한다면 중소기업 공급망들은 업무를 하기가 매우 편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 허브'를 통한 공급망 데이터 제공 이미지=BDO성현회계법인
'데이터 허브'를 통한 공급망 데이터 제공 이미지=BDO성현회계법인

그는 데이터를 관리하는데 있어서는 디지털라이제이션을 적용하는 것이 개선 방안이라고 했다.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ESG 데이터 선정이나 취합, 검토 등을 모두 디지털 프로세스화 시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중소기업들은 아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탄소 측정이라는 것 자체를 해본 적이 없다 보니, 시스템을 열어주고 간편하게 컨설팅 회사로 연결해주는 등 이런 부분을 정부가 지원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우리나라도 지속가능성 데이터 관리가 고도화되어 인증과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면 편리하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시대가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SG 공급망 관리 생태계 장착을 위한 기관별 방향성 이미지=BDO성현회계법인
ESG 공급망 관리 생태계 장착을 위한 기관별 방향성 이미지=BDO성현회계법인

정종철 BDO성현회계법인 ESG 센터장의 강연 자료는 아래와 같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ESG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