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공시에 기후리스크와 기후 관련 시나리오 분석 포함
ESG경제 포럼 사례 발표...투자자 중심 단일중대성 채택

[ESG경제=이신형기자] ESG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KB금융지주는 ESG 공시와 일반 목적의 재무정보의 연계를 목표로 ESG 공시체계를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6월 ‘S1’으로 불리는 ‘일반적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 공시 요구안(General Requirement for Disclosure of Sustainability-related Financial Information)'과 ’S2’로 불리는 기후 관련 재무정보 공시안(Climate-related Disclosure)을 확정 발표하면서 이 공시기준을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 공시’로 정의했다.
아직도 ESG 정보는 비재무 정보라는 인식이 강한 가운데, ISSB는 ESG 정보가 기업의 재무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재무정보라는 관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ISSB는 2년 내 생물다양성과 인적자본, 공급망 인권 등에 관한 공시기준을 만드는 한편, 재무정보와 지속가능성 정보의 통합 공시에 관한 연구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재무정보와 ESG 정보를 하나의 사업보고서로 묶는 통합공시를 위한 기반을 만들기 위한 연구다.
이런 가운데, KB금융 ESG본부의 전윤재 부장는 1일 열린 ESG경제 창간 3주년 포럼에서 KB의 ESG 공시 관련 주요 과제를 발표하면서 “ESG 정보와 재무정보의 연계”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ESG 정보가 재무정보라는 인식조차 부족한 국내에서 ISSB가 연구 과제로 제시한 중장기 목표와 유사한 방향을 밝힌 것이다.
ISSB가 밝힌 재무정보와 ESG 정보의 통합은 ‘일반목적 재무정보’와 ‘ESG 재무정보’를 연계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게 KB금융의 판단이다.
전 부장은 포럼이 끝난 후 ESG경제에게 재무정보와 ESG 재무정보의 연계 방안에 관해 추가 설명했다. 그는 우선 “기후위기를 비롯한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과 기회요인이 재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량화해 공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KB금융은 현재 재무공시에서 신용 리스크나 시장 리스크 등 다양한 리스크 관리 방법과 결과를 공시하는데, 앞으로 여기에 기후 리스크도 포함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 부장은 “특히 기후위기가 KB금융의 대출이나 투자자산 등에 미치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 분석을 수행 중”이라며 시나리오 분석의 합리성을 높여 “향후 중장기 경영전략과 재무공시에도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ESG공시가 재무공시 수준의 완전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공시)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ESG 데이터 거버넌스 명확화와 내부통제 체계 구축 등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기존 재무정보 프로세스와 통합 수준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ISSB 기준에 부합하는 공시 체계 준비
ESG 정보와 재무정보의 연계를 목표로 하는 KB금융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일 중 하나는 ESG 정보를 재무정보로 보는 ISSB 기준에 부합하는 공시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중대성 판단도 기존의 이중중대성에서 투자자 중심의 금융중대성 또는 단일중대성으로 전환하고 연결기준의 ESG 공시를 준비하고 있다. KB금융은 공시 위치나 시기도 ISSB기준이 요구하는대로 사업보고서와 통합하고 사업보고서 공시 시기와 일치시키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ESG 공시를 사업보고서의 일부로 공시할지, 사업보고서의 부록으로 공시할지는 국내외 논의 동향을 보며 방향을 정할 전망이다.
KB금융은 ISSB가 권고하는 SASB 기준에 기반한 산업별 ESG 공시나 기후 관련 시나리오 분석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ISSB가 요구하는 수준의 공시기준이 도입되려면 시간이 필요하지만, 결국은 이런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KB금융뿐 아니라 국내 대형 금융기관이나 대기업들은 국내 ESG 공시 의무화 일정과 상관없이 투자자의 요구로 ISSB가 요구하는 수준의 공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무적 영향분석‧산업기반 공시 등도 주요 과제
전 부장은 재무정보와의 연계와 함께 ESG 공시의 주요 과제로 재무적 영향분석, SASB 기준에 의한 산업기반 공시, 내부통제 방안을 제시했다.
ESG 정보의 재무적 영향 분석은 ▲KB금융 계열사별 보유 익스포져 분석 ▲대출, 주식, 채권 등 자산별 금융배출량과 탄소집약도 측정 ▲금융배출량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 분석 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
KB는 금융배출량을 상업은행과 보험, 자산운용 등 금융사 유형별로 분류해 산출해 공시하고 탄소회계금융(PCAF)이 분류한 기준에 따라 상장주식과 회사채, 기업대출, 비상장주식, 프로젝트 파이낸스(PF), 상업용부동산, 모기지, 자동차대출, 국채의 7개 자산유형별 배출량도 공시할 계획이다. 여기에 금융배출량 총량과 스코프 1, 2, 3 배출량도 함께 공시할 예정이다.
시나리오 분석은 전환 위험과 물리적 위험으로 구분해 실시한다. 전환 위험의 경우 탄소배출권 거래제나 탄소세, 탄소국경조정세와 같은 탄소비용 정책이 기업 신인도에 미치는 영향이나 유형별 금융상품에 미치는 리스크를 분석한다. 여기에 탄소 가격이나 투자 대상 기업의 탄소배출량을 변수로 고려한다. 물리적 위험은 홍수나 태풍, 산불 등의 재해가 자산가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이런 시나리오 분석 결과 등을 바탕으로 KB금융은 물리적 위험이나 전환 위험이 연결재무제표에 미치는 수준을 추정할 계획이다.
KB는 새로 개정되는 SASB 기준에 맞춘 산업기반 공시도 준비하고 있다. SASB 기준은 11개 산업군 77개 산업별 ESG공시 주제와 지표로 이루어져 있다. SASB 기준은 중대한 지속가능성 공시 주제로 ▶환경 ▶사회적 자본 ▶인적 자본 ▶사업모델 및 혁신 ▶리더쉽 및 지배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공시 주제별로 평균 6개의 세부 주제와 13개의 공시 지표가 있다.
사업 유형별로 세분화해 공시를 요구하는 SASB 기준을 따를 경우 KB국민은행의 예를 들면 상업은행이지만 주택금융에 관한 지표도 공시를 해야 한다. 따라서 KB금융은 SASB 기준 공시를 위해 공시 영역과 프로세스를 다시 설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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