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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플라스틱마스'... 크리스마스 트리, 낭만적인 독이다

  • 기자명 박가영 기자
  • 입력 2023.12.20 23:08
  • 수정 2023.12.21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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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트리, 낭만적이지만 환경에는 '독'
오너먼트·조명도 환경 오염 일으켜

대형 트리가 설치되고 조명이 켜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사진=연합뉴스 
대형 트리가 설치되고 조명이 켜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사진=연합뉴스 

[ESG경제=박가영 기자] 매년 이맘때의 거리는 화려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가운데 거리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들이 불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크리스마스의 낭만은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은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발생시킨다.

환경 오염 유발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보다 친환경적인 선택은?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생목보다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플라스틱 크리스마스 트리는 100년 이상 분해가 되지 않는다. 영국의 친환경 인증기관인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에 따르면 2m의 플라스틱 크리스마스 트리가 생산돼 매립되기까지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약 40㎏정도다.

카본 트러스트는 플라스틱 트리를 최소 7년에서 20년 이상 사용해야 매년 새로운 나무를 자르는 것보다 환경친화적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에서 발표된 한 보고서도 플라스틱 트리가 생목보다 친환경적이기 위해서는 20년간 재활용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베어지기 전 10년 동안 자라며 탄소를 흡수하는 생목과는 달리 플라스틱 트리는 생산부터 매립까지 온실가스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생목을 베는 것은 환경 보호에 있어서 직관에 어긋나는 행위지만, 크리스마스 트리 재배자 협회(Association of Christmas Tree Growers)에서는 매년 새로운 트리를 베는 것은 의외로 지속가능한 행위라고 밝혔다. 매년 약 900만 그루의 나무를 수확하는 트리 재배의 중심지인 미국 서부의 캐스디아 지역의 나무 숲은 약 10만 에이커에 달한다. 이 숲은 연간 8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8만 톤의 이산화탄소는 자동차 1만 7천 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와 동일하다. 또한 생목 트리는 크리스마스가 끝나도 목재로 사용하거나 퇴비화해 비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태우지 않고 자연분해를 택할 경우 탄소 발생은 현저히 적은 편이다.

지난해 발표된 독일의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침엽수 농장은 멸종 위기에 처한 4종의 농지 조류인 홍방울새, 나무밭종다리, 숲종다리, 노랑멧새에게 중요한 서식지를 제공할 수 있다. 덮개를 사용하는 경우 곤충들의 서식지도 될 수 있다.

그러나 생목 트리 역시 정답은 아니다. 뿌리가 있는 생목이라면 탄소 발자국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나, 매년 상업적으로 재배되는 새로운 나무를 구매할 경우 플라스틱 트리를 최소 10년 이상 재활용 하는 편이 더욱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결국 답은 재활용이다. 플라스틱 트리를 이미 가지고 있을 경우 최대한 오래 사용해야 한다. 생목을 구입할 계획이라면 장식이나 화분 등을 가능한 오래 재사용 하는 편이 좋다.

미세플라스틱 유발하는 오너먼트·막대한 전력량을 사용하는 조명

트리의 장식도 문제다. 대부분의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은 플라스틱이다. 오너먼트는 반짝이는 글리터 장식도 많은데, 이미 작은 입자 상태인 플라스틱은 재활용도 어렵거니와 미세 플라스틱이 되기 쉽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물의 성장 과정, 번식 등에 영향을 끼치며 결과적으로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다.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통해 체내에 축적되고 전파된다.

영국에서는 2020년부터 유명 슈퍼마캣 브랜드인 모리슨 등에서 오너먼트, 카드, 선물, 포장 등에 글리터 사용을 금하고 있다. EU도 지난 10월부터 글리터 금지 및 미세플라스틱 단속 조치를 발효했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는 여전히 반짝이는 장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용산 아이파크몰의 은하수길 포토존 사진=아이파크몰 
용산 아이파크몰의 은하수길 포토존 사진=아이파크몰 

조명으로 인한 공해도 심각하다. 세계개발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매해 크리스마스 조명에만 쓰는 전력량만 시간당 66억 3천만 KW에 달한다. 단적으로 비교하면 에티오피아, 탄지니아 등 개발도상국 전체의 시간당 전력 소비량을 훨신 넘는 숫자다.

건물 전체를 장식하는 외부 조명의 경우 시간당 최고 2,500kW의 전력을 소모한다. 야간 점등은 식물의 생체시계를 교란시키며 빛 공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은 낭만과 환경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탈리아 움브리아주의 인지노산 비탈에 자리한 세계 최대 크리스마스 트리는 친환경 LED 조명과 태양광 시스템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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