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미국 보험감독당국 768개 보험사 대상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석탄 추출 관련 자산 채무 불이행 가능성 가장 커

[ESG경제신문=이신형기자] 미국 보험회사의 투자 자산 중 주식은 6~12%, 회사채는 10~23%가 전환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저탄소 전환이 지연될수록 투자 손실과 투자 대상 기업의 채무 불이행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석유 및 가스, 석탄 추출 및 전력 생산과 관련된 보험사 보유 채권의 경우 최대 85%까지 전환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고 채권 보유 비중이 높은 생명보험사가 손보사보다 더 많은 투자 자산이 전환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의 지난달 25일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보험감독 당국이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 워싱턴주에서 보험업 라이선스를 받아 영업하는 보험사 중 총보험료가 1억달러를 상회하는 76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조사 대상 보험사의 총보험료는 2조2900억달러(약 3087조8000억원)에 달했다.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미국 보험사의 투자 자산이 파리협약의 목표에 부합하는지 평가하고 저탄소 전환이 지연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보험사의 손실을 추정하기 위해 실시됐다.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전환위험만을 추정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보험사의 리스크는 물리적 위험과 전환위험, 책임위험으로 나누어진다.
전환위험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정부 정책 변화와 기술이나 시장이 변화가 기업이나 금융사가 보유한 자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뜻한다. 책임 위험은 기후 변화에 따른 경제적 손실 발생의 책임 소재가 확대되면서 배상책임보험의 지급보험금과 내수 소송비용이 증가할 수 있는 위험을 의미한다.
지난 2022년 미국 전체 보험사의 투자 자산은 약 8조2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채권이 62.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다음은 일반 주식이 13.2%, 부동산 8.9%, 대체투자 6.6% 순이었다.
석탄 추출 관련 자산 채무 불이행 확률 가장 높아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에는 투자 자산의 파리협약 목표 부합 여부를 측정하는 ‘PACTA’와 저탄소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을 지연시킬 때 발생하는 손실을 추정하는 ‘1-in-1000 TRISK’가 사용됐다.
미국 보험당국은 ‘i-in-1000 TRISK’를 통해 2026년까지 각국이 추진하고 있는 기후 관련 정책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상정하고 목표 시나리오에 의해 충격이 가해지는 해(shock year, 충격연도)에 갑자기 전환을 추진할 경우 이 충격이 미국 보험사의 투자 자산에 미치는 영향을 테스트했다. 충격 연도는 2026년과 2030년, 2034년으로 설정했다.
‘1-in-1000 TRISK’ 분석 결과 2026년 저탄소 전환에 착수할 때 조사 대상 보험사의 자동차와 석탄, 석유 및 가스, 전력 생산과 관련된 채권 투자 손실은 70~280억달러로 예상됐다. 이로부터 8년이 지연된 2034년 저탄소 전환에 착수하면 손실 규모는 두 배에 달하는 140~40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채무 불이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자산은 석탄 추출 관련 자산으로 2026년 채무 불이행 확률이 20%에 달하고 탄소세가 부과될 경우 채무 불이행 가능성은 모든 기간에 걸쳐 100%에 도달했다.
전력 생산 관련 자산의 경우 화석연료에 대한 채무 불이행 확률이 존재하나, 재생에너지 자산이 이를 상쇄해 채무 불이행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생산 관련 자산도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관련 자산이 포함돼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비교적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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