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지난달 지구 평균 기온 기록 경신
폭염으로 농업 피해 발생하고 전력 수요 급증

[ESG경제신문=이신형기자] 유럽의 폭염이 앞으로 수개월 간 이어지면서 전력 수요부터 농산물 작황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경제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뉴스가 1일 보도했다.
애트모스피어 G2의 기상학자 올리비아 버치는 “6월과 7월 내내 동유럽과 남유럽을 덮친 폭염이 여름 내내 지속된 후 아마도 가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북서 유럽에서도 간헐적으로 기온이 내려가고 습한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폭염이 8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페리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 C3S)에 따르면 지난달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높은 평균기온이 기록됐다. 7월과 8월 중에도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기록 경신 가능성이 크다.
유럽 전역을 덮친 폭염으로 농작물 피해가 컸고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망에도 엄청난 부담이 가해졌다.
특히 6월 중 유럽에서 가장 더웠던 발칸반도에 있는 나라들은 8월 중 폭염과 폭풍우, 우박 등 기상재해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최대 옥수수 수출국인 루마니아를 비롯한 발칸 지역 국가들은 이미 폭염으로 심각한 농작물 피해를 입었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프랑스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8월 초에는 영국의 대부분의 지역으로 산발 발생 위험이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옥수수 작황 피해 심각...공급 부족 우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동유럽과 흑해 지역은 옥수수 생육 기간에 폭염을 겪으면서 옥수수 작황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최대의 옥수수 선적국인 우크라이나의 기온은 섭씨 38도까기 치솟았고 주요 옥수수 산지인 루마니아는 심각한 가뭄을 겪었다.
우크라이나 국립수문기상센터의 테티아나 아다멘코 농림부문 책임자는 “7월에 기온이 섭씨 35도를 넘긴 날이 10일에 달했다”며 “이런 날씨에는 꿀벌에 의한 수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옥수수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20~3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U의 옥수수 생산도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트래터지 그레인스(Strategie Grains)는 최근 보고서에서 EU의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를 소폭 하향조정했다.
한편, 루마니아의 플로린 바르부 농림부 장관은 국영 통신사 아게르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옥수수와 해바라기 농지 200만 헥타르 이상에서 5억유로(약 7383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피해 농민을 지원하기 위해 EU에 지원금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상 재해로 정전 피해 우려
블룸버그에 따르면 몬테네그로의 수도 포드고리카에서는 폭염에 따른 냉방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전력망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블랙아웃이 발생했다. 도로의 신호등까지 꺼지면서 교통 체증이 빚어지지고 했다.
몬테네그로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가 이런 정전 위험에 노출돼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서 전력 수요가 늘고 있고 특히 여름철에는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전력망 확충 속도는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폭염뿐 아니라 허리케인과 같은 기상 재해도 정전의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 휴스턴에서는 지난달 허리케인 베릴의 여파로 수백만 가구가 정전을 겪었고 에콰도르와 인도에서도 최근 정전이 발생했다.
텍사스 오스틴 대학의 마이클 웨버 교수는 “과거에 설계되고 건설된 전력 시스템이 새로운 기후 시대에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며 정전 사태가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불안정한 전력망은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정치적 혼란을 불러올 수도 있다. 블룸버그 NEF는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위한 전력망 확충에 약 24조1000억달러(약 3경 2930조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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