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단체 보고서...산불 피해지역, 과거 대비 기온 최대 2도 올라
일 강수량도 최대 2㎜ 낮아져 최대 30% 더 건조해져
산불 취약한 기상조건, 인간활동에 따른 기후변화가 주된 요인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연일 피해가 확산 중인 경상북도 산불과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기후변화로 인해 강화됐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기후 과학자 네트워크 ‘클리마미터’와 비영리 기후변화연구단체 ‘클라이밋센트럴’는 26일(현지시각) ‘2025년 3월 일본·한국 산불은 인간이 주도한 기후변화로 강화된 기상 조건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해 나흘째 확산 중인 경북 산불은 26일 현재까지 26명의 사망자와 1만 헥타르가 넘는 피해 지역을 발생시키고 있다. 산림청은 26일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전날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최대 풍속 초속 27m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4개 시군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산불영향 구역을 추산하기 위해 이 인근을 항공기로 정찰했으나 영상자료가 많아 당장 분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서부 각지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주민 수천 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지난 5일에는 일본 북동부 이와테현 오후나토시에서 발생한 산불이 일주일 넘게 진화되지 않고 약 2900헥타르를 전소시키고 89동의 건물에 피해를 입혔다. 이 산불로 맨하튼 면적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이 피해를 입었으며 1975년 이후 일본에서 가장 큰 산불로 기록됐다.
클리마미터와 클라이밋센트럴의 연구진들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산불이 건조한 토양과 강풍,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온이 지속돼 산불이 빠르게 확산했다”며 “한국은 기후변화로 인해 춥고 습한 겨울에서 따뜻하고 건조한 환경으로 변해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고 결과적으로 산불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이번 산불 피해 지역의 과거(1950∼1986년)과 현재(1987∼2023년)의 기상 조건을 비교했다. 그 결과 이 지역은 과거 대비 기온이 최대 2도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혼슈와 함께 한국 남부 지역은 일 강수량도 최대 2㎜까지 낮아져 최대 30% 더 건조해진 모습이었다. 바람도 한국의 해안 지역에서는 최대 시속 4.8㎞까지 10% 빨라졌다.
연구진은 이번 산불과 유사한 기상 조건이 지구온난화가 심화될 경우 더욱 강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어 이같은 기상 조건은 엘니뇨 등 자연적인 기후 요인이 부차적인 요인이며, 인간 활동에 따른 기후변화가 주된 요인이 된다고 평가했다.
그레타 카자니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의 산불은 기후 변화가 상호 연결된 극단적인 기상현상을 어떤 식으로 증폭시키는지 보여준다”면서 “폭염은 식생을 건조하게 만들고, 강한 바람은 화염을 가속화하며, 다른 계절에 발생한 폭우는 향후 화재 발생 시 연소대상이 되는 덤불을 자라나게 만든다. 이처럼 위험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힐 수록, 기후 적응 전략의 시급성이 더욱 올라가는 악순환이 만들어진다”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 [강찬수 칼럼] 지구온난화로 ‘화약고’가 된 한반도 산림...대책은?
- 기후변화 저지선 1.5도 무너지나...C3S, "작년 1.6도 상승"
- 작년 자연재해 보험지급액 32% 급증...30년 간 평균치 두 배 넘어
- 기후변화로 캡티브 보험시장 규모 2000억달러 돌파
- 유럽 폭염 가을까지 이어질 전망...전력 수요‧농산물 작황 등에 영향
- 기후변화로 ‘50년엔 전세계 소득 19% 줄어들 것…네이처 논문 경고
- 영국도 기후재난으로 보험사 흔들…전 세계적 현상
-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 "추경에 기후재난 대응 핵심예산 반영해야"
- [정책브리핑] 산림청, ‘아시아산림복원플랫폼(CAMP)’ 시범 운영
- 폭염 속 ‘돌발가뭄’ 확산…“현행 예경보 체계로는 대응 한계”
- 150개 금융기관, “산림 벌채 유발 자금 8.9조달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