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 목표 달성 실패 가능성 커져
과학자들, 온난화 아직 통제 가능 기대

[ESG경제신문=이신형기자]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시대 대비 1.6도 상승하면서 처음으로 파리기후협정이 목표로 하는 온난화 억제선 1.5도를 넘어선 첫 해로 기록됐다.
BBC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 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 C3S)는 10일 평균 기온이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평균 기온은 2023년보다 0.1도 이상 높은 수준을 보였다.

메트 오피스(MET Office)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곧 지난해 평균 기온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치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지난해가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웠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3S의 카를로 부온템포 이사는 로이터에 “기온 상스 추세가 놀랍다”며 “2024년 모든 달의 기온디 기상 관측이후 가장 높거나 두 번째로 높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급격한 기온 상승은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 탓이다. C3S의 사만다 보제스 부국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기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라고 말했다.
엘니뇨와 같은 자연 현상도 지난해의 급격한 기온 상승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독일 알프레드 베게네 연구소의 기후물리학자 헬게 괴슬링은 “2023년 이후 설명하기 어려운 0.2도 정도의 추가적인 기온 상승을 겪었다”며 “이런 현상이 인간의 활동에 의한 것인지 자연 현상에 의한 것인지 현재로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5도는 장기적인 마지노선...붕괴 점점 더 가까워져
1.5도는 파리기후협정의 목표가 되면서 기후변화 억제의 상징적인 수치가 됐다. 지난해 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했어도 아직 1.5도 목표가 무너진 것은 아니다. 장기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5도 목표가 붕괴되는 시점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의 기후변화 보고서 저자인 옥스퍼드대학교의 마일래 앨런 교수는 BBC에 “정확히 언제 장기적인 1.5도 억제 목표를 넘을지 모르지만, 분명 그 시기가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지금같은 추세라면 2030년대 초에 1.5도 목표가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구단체 버클리 어스(Berkely Earth)의 기후과학자 제케 하우스파더는 “1.49도 상승은 괜찮고 1.51도 상승은 재앙인 것은 아니지만 0.1도 차이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폭이라도 기온이 오르면 홍수나 폭염, 열대성 저기압 등에 따른 기상재해가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서아프리카에서는 폭염이 발생했고 남아메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장기간의 가뭄이 발생했다. 중부 유럽은 폭우로 피해를 입었고 북미와 남아시아에서는 허리케인과 태풍으로 기록적인 피해를 입었다. 이번주에는 미국 로스렌젤레스에서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다.
아직 온난화 통제 가능
과학자들은 아직 온난화가 통제 가능한 상태라며 각국 정부의 발빠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하우스파더 박사는 “(기온 상승 폭을) 1.5도로 억제하는 게 불가능하더라도 이번 세기에 1.6도나 1.7도 또는 1.8도까지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석탄과 석유, 가스를 계속 태워 기온이 3도나 4도 상승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온템포 이사도 로이터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늘고 있어 파리협정의 목표가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세계 각국이 재앙적인 수준의 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게 아직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지금부터라도 온난화 추세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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